사회

“희년 운동을 전개하자!” 희년실천주일 발대식

▲1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희년토지실천운동이 '희년실천주일 발대식'을 열고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김정현 기자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공동대표 이대용, 허문영, 방인성 등)이 성경적 토지 평등법인 ‘희년’운동을 전개 하기 위해 1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2009 희년실천주일 발대식’을 개최했다. ‘희년실천주일’은 한국교회가 성경과 복음의 핵심 내용인 ‘희년’정신을 올바로 이해하고, ‘희년’의 주인공으로 오신 예수그리스도를 드러내기 위해 제정했다.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희년실천주일’에는 총 23개 교회가 참여했다.

이날 발대식에서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토지의 평등법과 희년법>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구약에 드러나 있는 ‘희년’의 의미를 설명하고, 현대적 의미로서의 ‘희년’을 재조명했다.

김 목사는 “이스라엘은 무엇보다 자신들을 노예로 전락시킨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토지의 상실로 보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하나님께서 새롭게 하사 하신 토지를 지켜나가는 것이 야훼신앙의 핵심내용이며, 그들은 어떤 법 보다 토지의 평등제도를 지켜나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어 상속으로 인해 다른 지파로 토지가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대 근동의 다른 지방이 과부에게 재산을 상속했던 것과는 달리 이스라엘은 과부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편을 잃고 다른 지파의 남성과 재혼할 경우 결국 재산이 다른 지파 남성의 것이 되기 때문에 토지가 지파의 경계를 넘게 돼 토지의 평등을 근간으로 하는 이스라엘의 평등제도가 무너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은 ‘시형제결혼법’을 통해서라도 남편이 죽으면 동생과 결혼하게 해 토지가 이동하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목사는 ‘시형제결혼’의 유명한 예로 ‘며느리 다말’과 ‘시아버지 유다’의 예로 들며 “다말의 남편이 죽자 다말이 남편의 시동생인 오난과 결혼하지만 오난은 정액을 밖으로 흘렸다는 이유로 하나님께 벌을 받아 죽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그 이유로 ”다말의 남편이 죽으면 재산 상속의 순서가 아들, 딸, 친형제 등의 순이므로, 동생 오난이 형의 자손을 낳아주지 않으면 친형제인 자신에게 재산이 올 것을 계산했기 때문에 한 행동으로 이것은 형의 재산을 가로채는 행위며, 사회의 가장 기본이 되는 토지를 범하는 문제임으로 하나님께서 천벌을 내리셨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제발제에서 김경호 목사는 "이스라엘은 근친혼을 허용해서라도 토지평등제도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 쳤다"고 주장했다.ⓒ김정현 기자

한편 두 남편을 잃은 다말은 시아버지가 고의로 셋째 아들과의 결혼을 기피하자 창녀로 변장해 시아버지의 아들을 낳는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와의 불륜은 인륜을 어긴 것이며 근친간의 동침은 하나님의 법을 어긴 것이지만 판결은 “그 아이가 나보다 옳다! 나의 아들 셀라를 그 아이와 결혼시켜야 했는데”(26절)였다. 김 목사는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가족 관계를 깨는 인륜보다 앞설 만큼 토지의 평등제도를 중요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토지의 평등제도는 고대 사회에서 금기로 여겼던 근친혼까지 뛰어 넘는다고 설명한 김 목사는 “평등사회에 대한 강한 열망은 이스라엘의 어떤 법 보다 우선하는 우선권을 갖는다. 토지의 평등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야훼 신앙을 지키는 가장 밑바닥의 조건으로 야훼 신앙의 핵심을 양파껍질 까듯 벗겨나가면 그 안에는 토지 평등제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또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고 하면서 땅의 99%를 부자가 가지고 있다면 그 땅이 하나님의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것이라고 했다. 땅이 하나님의 것이라면 그 땅의 소산이 모두 공평하게 나누어 졌을 때 그 땅이 하나님의 것이라고 선포할 수 있는 것인데 한인간이 독점할 때 그 땅은 탄식하고 불평한다고도 말했다.

김 목사는 발제를 마치며 “이스라엘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하는데 팔레스틴에 가보면 메마른 사막지대일 뿐이다. 젖과 꿀이 흐른다는 표현은 그 땅의 모든 소산을 공유하고 나눈다는 것이다. 함께 나누고 하나님의 자녀 됨을 누리는 것이 젖과 꿀이 흐르는 것이고 땅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김경호 목사의 주제 발제 이후에는  ‘희년실천주일 성명서 낭독’이 이어졌다.

희년실천주일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우리교회는 희년과 그에 수반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가르치고 설교한다. ▲교인들의 토지 불로소득이 가난한 이웃을 구제하고 그들의 토지권을 회복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 ▲부동산 과다 소유, 집값 짬짜미, 각종 탈법 및 편법 행위 등을 통해 투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상의 풍조를 따르지 않으며, 투기 목적, 과시 목적으로 고가주택을 보유하는 주택 과소비를 하지 않는다. ▲토지임대료 수입은 노력소득보다 우선해 교회와 지역사회에 있는 가난한 이웃과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 희년 정신을 구현하는 토지 보유세 강화 정책을 지지하고, 토지보유세를 즐거운 마음으로 납부한다 등의 행동 강령을 발표했다.

‘희년실천주일’은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희년을 오늘날에 맞게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기 위해 2007년 8월 한국교회에 희년실천주일을 처음으로 제안했고 올해로 세 번째 희년실천주일을 맞이하게 됐다. 희년실천주일에는 희년에 관한 설교와 말씀을 선포하고 희년의 정신대로 살아갈 것을 성도들이 함께 다짐한다. 구약에 희년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과 그 시기가 매우 유사해 추석 연휴 전 주일을 희년실천주일로 정하며, 올해는 9월 27일로 드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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