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명동청어람에서 '한국사회의 자살 현상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질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김정현 기자 |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 김동호)가 18일 명동 청어람에서 한국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자살’문제를 성경적 관점에서 해석하기 위한 ‘한국사회의 자살 현상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질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전성민 교수(웨스트민스트대, 구약학)는 구약 성경에 나오는 자살과 관련된 본문들을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본문들을 열거하고 발생 가능한 논점들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첫 번째 범주인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우를 기록한 본문’으로 성경에 가장 먼저 기록된 삼손의 자살을 예로 들었다. 전 교수는 “삼손의 자살의 특징은 죽을 때 다른 사람들도 함께 죽었다. 이것을 삼손의 눈을 뽑은 블레셋 사람들에 대핸 개인적인 복수로 볼 것인가, 이스라엘을 압제 했던 블레셋에 대한 민족적 구원의 행위로 보느냐에 따라 자살일 수 있고 아닐 수 있지만 사사기 본문은 삼손의 죽음을 영웅적인 것으로 묘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전 교수는 자살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는 것이 기독교의 일반적인 정서임에도 불구하고 자살 했다고 볼 수 있는 삼손에 대해선 비판적인 평가가 드물다는 것이 흥미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삼손의 자살과 관련된 논점을 설명하며 “결국 만일 삼손의 특정한 자살이 부정적인 판단을 받지 않아도 된다면 칭송받을 만한 자살도 있을 수 있는가 아니면 자살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보편화하기 위해 삼손의 자살은 예외로 취급해야 하는 가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전 교수는 이외에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한 경우를 기록한 본문▲자신의 죽음을 초래한 경우들 ▲살인에 관한 본문들 ▲자신에 생명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생각을 표현한 본문들을 차례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구약 성경에 나타낸 자살의 기록에 대해서 “직접적인 자살을 다룬 경우 그 자살 행위 자체에 대해 본문은 명백한 가치 판단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죽음 그 자체 보다는 삶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부하에게 죽여 달라고 했던 사울을 보면서 어떤 죽음이 자살인지 아닌지를 기술적으로 구별하는 것, 즉 스스로 목숨을 끊 것과 주변의 도움을 얻는 것의 차이를 논하는 것은 의미 없는 작업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날 논찬자로 나선 이문식 목사(산울교회)는 논찬에서 “전 성민 교수 스스로의 말대로 이것은 단순한 본문에 대한 소개에 불과할 뿐 신학적 결론이 없다”며 “독자들에게 그 해석학적 과제를 떠넘기고 있는 측면에서 신신학자로서 최소한의 해석학적 단초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구약의 다양한 본문들을 통해 자살에 관한 다양한 묘사들을 접하게 해 준 점은 ‘연역적으로 선택한 어느 본문’을 가지고 주관적 설교를 하기 쉬운 일부 목회자들에게 좀 더 유연한 생각을 할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날 자살에 관한 설교 지침으로 ▲자살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말하지 말 것 ▲유가족에 대한 배려 ▲자살의 방법이나 장소, 자살의 경위는 상세히 묘사하지 말 것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하거나 영웅시 하지 말 것 ▲자살을 고통 해결의 방법으로 설명하지 말 것 등 요청 했고 자살방지를 위해 언급해야할 것들로 ▲생명의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자살의 사회적 심각성을 강조한다, ▲어려움이 있을 때 상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자살의 현실을 설명 한다 등을 내용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