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를 방문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있는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 키릴 1세 ⓒ2009 Photo chronicles of Belarus-Russia Union State |
러시아정교회의 수장은 신앙고백이 서로 다른 벨라루스인들과 러시아의 대화를 진전시키며 당면한 국가간 화합을 고취시키기 위해 벨라루스로의 첫 공식방문 일정을 계획했음을 밝혔다.
총대주교 키릴 1세(Kirill I)는 지난 25일 민스크 방문 후 이어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나는 다양한 신앙고백들 간의 유익하고도 긍정적인 관계들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정교회 신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신앙고백이 다른 이들도 있습니다. 다양한 신앙고백들 간의 유익한 관계는 사회의 인간화(humanization)에 이바지합니다."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벨라루스를 자신의 고향이라 일컬은 키릴 1세는 화합(Unity)의 아젠다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키릴 1세는 "우리의 우방국이 겪고있는 개발 현황은 러시아-벨라루스 연방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벨라루스는 정말 강력한 국가입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양국민의 의지야말로 우리를 이끌어온 힘입니다."
또한 키릴 1세는 양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온 이 연방이 추구하는 가치는 정교회에 의해 축복받아 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그것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국민으로서 뿐 아니라 국가로서도, 또한 한 개인으로서도 경제적인, 정치적인 실패를 겪게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이며, "아마도, 우리가 거룩한 러시아의 이러한 계율을 잊게 된다면 정의로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만남과 아울러, 키릴 1세는 2차 대전 동안 나치 수용소에서 죽어간 10만 명이 넘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시간을 보냈다. 키릴 1세는 비테프스크(Vitebsk) 시에 나치가 세운 다섯 개의 수용소 중 한 곳에 들러 헌화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총대주교는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이 곳은 슬픈 곳이지만 여러분들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역사 속의 고난을 통해 주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인도하신 증거입니다"고 말했다.
키릴 1세는 79세의 나이로 소천한 전임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 알렉세이 2세(Alexy II)의 후임으로 지난 1월 1일 선출되었으며, 구소련 해체 이후 처음 즉위한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이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려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994년 러시아와 유대 강화를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06년 3선에 성공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신앙의 자유 및 종교단체에 관한 법률"을 통해 벨로루시에서 개신교를 비롯한 소수 종교들의 종교 활동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서방과 야당, 시민들로부터 구소련의 스탈린이 만들었던 종교단체법을 능가하는 악법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2006년 수도 민스크에 있는 뉴 라이프 교회(개신교)에 대한 강제 매각 명령으로 촉발된 단식 농성은 대표적인 저항 사례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