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의 지도자들이 26일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며 사형제 폐지 공동 성명을 발표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사형제 폐지를 위한 4대 종단 대표 공동 성명’에서 “사형제가 범죄 억제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연구 속에서 이미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강력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 집행 재개가 논의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형벌을 강화한다고 참혹한 범죄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국회와 정부는 사회 안전망 구축과 피해자, 피해자 가족들을 지원하는 법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세계인권선언은 사형제를 생명권을 침해하는 비인간적 형벌로 규정하고 있고, 전 세계 130개국이 사형을 완전히 폐지했거나 사실상 폐지했다”며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서 한국은 이러한 국제 사회의 흐름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동성명에 참여한 지관 스님(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강우일 주교(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권오성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성택 교무(원불교 교정원장) 등 종단 대표자들은 “인간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박탈하는 사형은 '제도적 살인'”이라고 규정짓고 “어떤 경우라도 존엄한 생명을 빼앗는 사형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천주교는 신자 10만 481명의 뜻을 모아 지난 8일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이해 사형제 폐지 입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사형제 폐지 입법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