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하사극 ‘왕과 나’에서 스크린에 자주 모습을 비친 아역배우에서 스타가 된 정태우씨의 신앙 간증이 화제가 되고있다.
연예인들 자살을 방지하자는 취지 아래 지난 30일 한국교회희망연대 주최로 열린 생명 존중을 위한 기도회에서 탤런트 정태우씨(26)가 신앙 간증에 나서 참석자들을 울고, 웃긴 것.
같은 연예인이자 얼마전 목사 안수를 받은 임동진 목사(한국기독교문화예술연대 대표, 열린문교회)의 “연예인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피자”는 메시지에 이어 간증석에 나온 정태우씨는 처음엔 어색한지 머리를 긁적였으나 이내 자신의 신앙 이야기를 수줍은 듯 꺼내기 시작했다.
개신교가 아닌 불교집안에서 태어난 정씨는 어려서부터 방안에 가득 부쳐진 부적들을 보고 자랐다. 특히 종교에 열성적이었던 정씨의 할머니는 정씨의 생일마다 그의 방에서 떼어 낸 부적을 불에 태웠다고 한다. 이어지는 정씨의 발언에 참석자들을 이내 웃음보를 터뜨렸다. 불에타고 남은 재를 물에 타서 정씨로 하여금 마시게 했다고 말한 것.
하지만 어린 나이였던 그는 왠지 교회에 나가고파 할머니 몰래 교회를 다녔고, 그렇게 몇년간 다니던 끝에 할머니에게 덜미가 잡혔다고 한다. 당시 할머니는 아이를 달래서 교회에 못나가게 만들려던 끝에 용돈을 줄테니 나가지 말라고 유혹했지만 당시 정씨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돈과 교회를 바꿀 수 없다는 마음에 “할머니 마귀 같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때 또다시 참석자들은 배꼽을 잡았으나 이어진 정씨의 발언에 웃다 말고, 눈물을 훔쳤다.
종갓집 장손으로 큰 아이의 말에 상처(?) 아닌 상처를 입은 할머니는 그때부터 결별을 선언, 집안에 큰 분열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
그러나 기도 그리고 시간이 해결해 주었던 것일까. 정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당시엔 하나님께 목메어 기도했지만 응답해 주시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보니 하나님께 드렸던 모든 기도가 다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렇게도 정씨가 교회를 못다니게 괴롭혔던 할머니가 얼마전 부터 교회를 다니고, 지금은 권사가 됐다는 것이었다. 이때 참석한 2천여명의 교인들은 강당이 떠나가라 박수를 치며 정씨를 위로했다.
한편 아역배우로 큰 정씨는 신앙생활 중에 겪었던 어려움들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교회 등록도 제대로 못했다는 그는 15년 동안 다니던 교회에 얼마전 등록을 했다.
정씨는 “스크린에 얼굴을 비취는 연예인이기 때문인지 사람들의 관심이 너무 높아 때론 부담스럽고, 두렵기까지 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예배를 드리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연예인들도 마찬가지. 실제로 정씨에 따르면 그와 같은 교회를 다니는 여럿 연예인들도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가 담임목사 축도가 끝나는 시점에 자리를 떠 로비로 줄행낭을 치듯 내려간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 바삐 내려가다 보니 연예인들끼리 부딪히는 경우도 잦다고 정씨는 전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좋으나 지나친 관심은 신앙하는 연예인으로서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며 “교회에서 만큼은 ‘저 사람 연예인이다’는 생각은 벗어 던지고, 신앙 안에서 한 형제, 자매라는 생각으로 대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밖에 정씨에 따르면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연예인들간 성경공부 모임이 활성화 되고 있다며 “이런 모임은 성경공부도 공부이지만 한주 동안 풀어놓지 못했던 고민이나 이야기 거리들을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며 교회들이 연예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이날 간증에 나선 정씨는 1988년 ‘똘똘이 소강시’에서 아역배우로 데뷔해 논스톱3, 여인천하, 무인시대, 왕의 여자, 위대한 유산, 바람의 파이터, 대조영, 폴리스 라인, 엄마가 뿔났다, 왕과 나 등에서 텔런트이자 영화배우로 스크린을 넘나드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