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업 교수(웨스트민스터신대원, 성토모회장)가 발표하고 있는 모습 ⓒ 백아름 기자 |
▲ '희년에 근거한 통일방안과 한국교회의 역할' 토론회 ⓒ 백아름 기자 |
평화한국, 하나누리,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이 공동주최하는 '희년에 근거한 통일방안과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24일 오전 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 이제홀에서 열렸다.
'공정국가, 통일한국의 체제대안'을 주제로 발제한 남기업 교수(웨스트민스터신대원, 성경적 토지정의모임 회장, 토지+자유 연구소장)는 통일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체재에 대한 성경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체제는 국가의 뼈대와 같은 것이기에 그것이 왜곡되고 뒤틀리면 통일을 위한 치밀한 준비와 노력이 흔적도 없이 떠내려갈 수 있다"며 "성경이 말하는 체제대안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고 그는 역설했다.
또 그는 남과 북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 다르기에 새로운 대안 모델은 모두가 동의할 수 있으면서도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등 모든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가치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공정성(fairness) 가치를 추구하는 공정국가(fair state)의 원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정성이란
남 교수는 페어플레이에 빗대어 공정성을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페어플레이 즉 공정한 게임을 좋아한다"며 "여기서 말하는 공정한 게임이란 참가의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있고 참가자가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며 반칙한 사람에게는 걸맞한 벌칙을 주는 게임이다"라고 했다. 또 공정성을 '평등한 출발과 반칙 없는 경쟁의 결합'이라 정의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성경은 공정성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성경의 사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토지권을 제도화한 희년은 모든 사람이 동등한 위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공정국가의 시정 개입 3원칙
평등한 출발과 반칙없는 경쟁이라는 원리를 구현하는 공정국가는 시장에 어떤 원칙을 갖고 개입해야 할까. 그는 여기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로는 불로소득의 근절이다. 성경은 불로소득의 사유화를 엄금화하고 있다고 한다. 불로소득의 사유화는 출발을 불평등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반칙이며 본질상 다른 사람의 이익을 가로챈 것이라고 주장했다.
둘째로 기회균등의 원칙이다. 시장에서의 기회균등이라는 것은 형식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따라서 그는 "기회균등의 원칙 적용의 핵심은 국가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사회적 우연성과 자연적 우연성을 어떻게 완화시킬 것인가에 있다"고 했다. 이어 "열등한 조건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교육 기회와 의료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패자가 될 요인을 최소화해줘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반칙을 제거한 경쟁시장의 원칙으로 독과점시장 자체가 반칙적 요소가 가득하므로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공정국가,그리고 교회
그는 "공정국가는 성경의 원리와 원칙을 통일한국에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 국가발전모델"이라며 "무엇보다도 남과 북의 사회경제적 현실을 입체적이며 종합적으로 분석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역할과 관련해 그는 "흔히 보수교단과 교회에서는 성경무오설을 주장하고 있다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경의 말씀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이 사회를 살릴 수 있는 말씀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어떻게 하면 공평과 정의에 입각해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교회는 토지불로소득을 탐하지 않고 나아가 땅이 없는 이웃에게 나눠주고 궁극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