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2010년 신년메시지


 

- 정의로운 평화, 풍성한 생명의 시대를 열어가자.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 14:1)

2010년 새해에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이 세계에 평화가 넘쳐나기를 기원하며, 주님의 권능을 찬양합니다.

올해는 21세기의 첫 십년을 지내고 맞이하는 첫해입니다. 또한 세계적으로는 냉전질서 붕괴 20년이 되고, 국내적으로는 한국전쟁 60년, 일제에 의한 한반도 병탄 늑약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즉 올해는 무력으로 국권과 생존권을 좌우하던 제국주의 시대와 이데올로기에 의해 세계 질서가 형성되고, 전쟁까지 불사했던 냉전 시대가 지나가고, 하나의 세계에서 모든 인류가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질서’를 추구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말로 진행되고 있는 이 ‘새로운 질서’는 올해에도 세계 경제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지구 생태 위기, 지역 분쟁과 폭력, 전쟁, 저개발 국가의 절대적인 빈곤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국내 경제 위기, 빈곤층의 생존권 위협, 생태 질서의 파괴, 국민 통합의 가치관 부재,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갈등을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지난 100년, 60년, 20년의 역사적인 경험을 통해서 볼 때 올해는 ‘정의로운 평화와 풍성한 생명’을 중심으로 세계사적인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 정의로운 평화와 풍성한 생명을 최고의 가치관으로 하여 우리 사회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서 새로운 질서를 확립해 나가고, 개인의 생활 속에서 실천해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 때 온 인류가 함께 생존할 수 있고, 이 세계 역사가 발전을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정의로운 평화와 풍성한 생명’은 올해 우리에게 이런 과제와 소망을 제시합니다. 경제와 관련하여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경제 질서가 아니라 공동체의 상생을 가져 오는 경제 발전을 이루어 가고, 사회적인 약자를 위한 배려와 지도층의 절제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의 권력은 정파적인 목적을 위하여 악용되지 않고, 제대로 된 절차와 국민을 섬기는 자세를 바탕으로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서 행사되어야 합니다.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는 무제한의 자본의 축적과 인간의 편리 추구에 대한 경고입니다.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해 경제 규모가 무한정 발전할 수 없는 것임을 각 나라와 기업들이 확인하고, 산업 구조를 환경과 연관하여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개인의 생활 방식 또한 절제와 검소를 기초로 하여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팔레스타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곳곳에 분쟁 지역이 존재하고, 또 여러 소수 민족이 고통을 겪는 현실에서 그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생존권을 보장하고, 그 고통을 나누어 짊어질 봉사와 구호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인류의 존재 자체를 일순간에 말살 할 핵무기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어야 하겠습니다.

한반도에서 냉전 질서가 종식되고,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평화와 통일의 새 시대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특별히 정부가 어려움 가운데 있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인도적인 지원에 나서고,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은 세계 질서를 ‘정의로운 평화와 풍성한 생명’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먼저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 평화와 생명을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개인주의를 넘어서서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희망을 전하고, 오늘 이 세계의 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는 일에 앞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우리 힘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 14:1)고 말씀하십니다. 믿음의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능력으로 임하십니다. 새해에는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주님의 평화와 생명을 실천하여 새로운 전환점을 이루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0년 1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권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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