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 참사 현장에서 드려진 천주교 사제단의 용산참사 마지막 추모미사 ⓒ 백아름 기자 |
▲ 추모미사 중 촛불을 밝히고 있는 수녀들 ⓒ 백아름 기자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6일 오후 7시 전종훈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의 집전아래 용산 남일당에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마지막 추모미사를 올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날 올들어 가장 매서운 날씨속에서도 5백여명의 종교인과 시민들이 미사에 참석해 마지막으로 고인들을 추모하고, 그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했다.
이날 추모미사에선 장동훈 신부(인천교구 환경 노동사목)가 참석해 강론했다. 장 신부는 작년 1월의 용산 참사 사건을 종소리에 빗대어 "2009년 1월 어느 날 죽은 이들의 종소리가 들려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죽은 이들은 처절하게, 절절하게 살아있는 이들을 향해 종을 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양심에 대해 지적하며 "종소리는 돈에 눈이 벌게진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추한지, 무심히 길을 걷던 냉소와 무관심이 얼마나 참담한 것인지, 외면과 무관심이 이 끔찍한 현실을 낳은 죽음의 정부를 잉태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고 했다.
그는 "죽은 이들이 말하고 싶은 것, 그 애틋하고 절절한 이야기는 무엇일까"라며 "이곳에서 우린 매맞고 찢겨 상처투성이었으나 서로 품어줄 '공감'의 위대함을 배웠고 세상이 알려주는 가치보다 더욱 소중한 불멸의 가치가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또 그는 "죽은 이들이 기꺼이 종소리가 되어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애써 외면하고 천대했던 양심, 정의, 평화, 평등, 연대 그리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 대한 희망"이라며 "가난한 예수는 귀하고도 소중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장동훈 신부는 "용산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용산의 일년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또 다른 용산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삶의 변두리로 내몰려 울고 있다"며 "아직도 용산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다시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미안하고 고맙다. 영원히 종소리를 기억하겠다"라고 하며 강론을 마쳤다. 이어 모든 참석자들은 촛불봉헌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