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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외길만을 고집했던 늦봄 문익환 목사. 11일 그런 문 목사를 기리기 위해 한신대(윤응진 총장)가 ‘문익환 목사 시비 건립 제막식’을 개최했다. 한신대 수유리 캠퍼스(신학대학원)는 고 문 목사의 모교이자 후학을 가르쳤던 곳으로 고인의 장례식도 거행됐던 장소다.
문익환 목사의 시비는 ‘6월 항쟁’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그 건립이 결정돼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날 제막식 행사를 갖게됐다.
‘늦은봄시비건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번에 세워진 시비는 일반적인 기념비 형태가 아니라 문익환 목사가 통일의 염원을 노래한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 글자 하나 하나가 가로 1m 80cm, 세로 2m 40cm의 놋쇠조형물로 형상화된 점이 특징이다. 전태일의 동상을 제작하기도 했던 민중미술가 임옥상 작가의 솜씨다. 이 시비 기단에는 시비 건립에 참여한 1,420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는 문 목사의 유족들과 ‘늦봄문익환목사시비건립추진위’ 장영달 상임추진위원장을 비롯, 전 민족문학작가회의 황석영 이사장,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백낙청 상임대표, 한국진보연대 박순경 고문 등이 참석했다.
고 문익환 목사는 1947년 한신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1955년부터 1970년까지 동교에서 구약학 강의를 하기도 했다. 또 1989년엔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두 차례 회담을 갖는 등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문 목사는 민족의 통일은 염원하며 (사)통일맞이를 개소, 새로운 통일운동체 결성을 모색하던 중 1994년 1월 18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