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8주기 전태일 열사 추모행사 열려

“38년이나 지금이나 노동 환경 큰 차이 없어”

 13일 EASY-net이 ‘38주기 전태일 열사 추모예배’를 드리고 있다ⓒKSCF

지난 13일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거해 전태일씨가 분신자살한 지 꼭 38년째가 됐다. 이날 EASY-net(KSCF, EYC, YMCA, YWCA, 한기연, 서가대연 등)을 비롯 전태일기념사업회는 각각 전태일 열사 38주기 추모행사를 갖고, 노동자들의 인권 향상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들은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들의 노동 환경이 38년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데 공감하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시켜 줄 것을 해당 기관에 요청했다.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기념사업회의 주최 ‘전태일 열사 38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은 추모공연, 헌화, 분향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이광택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전태일 열사가 생존했다면 올해로 환갑을 맞았을 것”이라며 “그가 분신한지 38년이 지났지만 노동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오후 기륭전자 신사옥 앞에서도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 전태일 열사 추모행사가 열렸다. EASY-net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기독학생들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 열악한 노동여건 등의 실태를 고발하고,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에 기업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륭전자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1100일이 넘는 싸움, 죽기를 각오한 단식.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밥을 굶어도, 철탑으로 올라가도, 기륭이 물건을 납품하는 미국의 시리우스사 앞에서 삼보일배를 해도,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투쟁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노동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나의 싸움은 패배할지라도 다른 싸움을 위한 발판이 된다. 누군가가 싸우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영원히 이길 수 없다”며 투쟁을 계속할 것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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