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간디라고 불리는 정치가이자 민족운동가였던 고당 조만식의 생애를 통해 평화통일의 길을 모색하는 강좌가 열렸다. 평화한국이 사랑의교회 북한사랑선교회 세미나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평화한국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17일 권성아 소장(평화연구소)이 ‘조만식의 생애와 평화통일 리더십’이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권성아 소장은 조만식의 리더십에 대해 “모두를 평화롭게 하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거부감을 느끼고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한다는 말이다. 그는 또 “남북이 하나를 이루는 것은 이렇게 예수의 사랑을 실천했던 조만식의 리더십으로 가능하다”고 전했다.
조만식의 평화통일 리더십은 분단 상황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공산주의자들과도 가능한 한 화해와 일치를 이루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소장은 남한 안에서도 갈등하며 하나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고 “고당은 사회주의자들의 유물론과 무신론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마르크스를 존경하는 사람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사회정책 부분에서는 그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며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이 없이 하나되려고 노력했던 조만식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또 조만식은 민족과 청년 사랑의 실천가로, 일제 치하에서 민족화합을 위한 사회운동을 전개하면서 기독청년들에게 고(高).원(遠).대(大)한 이상을 가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타협 등으로 인해 비굴해지지 말고, 멀리 미래를 내다 보며, 작은 이익에 얽매이지 말고 대의를 따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만식은 이를 말로 끝낸 것이 아니라 그의 삶으로 살아냈다. “어찌 나 혼자만이 살기 위하여 이곳에서 고생하는 동포들을 버리고 떠날 수가 있겠는가?” 우파인사 대부분이 월남하는 상황에서도 죽으나 사나 평양을 떠날 수 없다고 했던 조만식은 공산주의자들의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고 한다. 권 소장은 이를 “자기의 사명과 생명을 바칠 순간이 왔을 때는 팔방미인적 타협정신은 싹 가시고 의연한 용기와 결단으로 역사의 한 선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권 소장에 따르면 한경직 목사는 조만식을 통일에 있어서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으로 보았으며, 나병덕은 통일 후에 조만식이 북한 동포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통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될 것으로 보았다.
이에 권 소장은 “조만식의 기독교 사회주의는 공산주의 사상 자체도 뛰어넘는 것”이라며 “조만식의 민족주의는 그의 죽음과 더불어 끝난 것이 아니라 그를 북쪽에 혼자남겨두고 남쪽에 내려와 우파 민족주의를 형성한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데에 주는 시사가 크다”고 말했다. 또 통일을 이루는 데에 ▲이념을 민족보다 앞세우지 말자 ▲종교를 평화보다 앞세우지 말자 ▲자유를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자 등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