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역 공동체 속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찾아보다

도시공동체연구소 제 1차 공개 세미나 개최

 ▲박원순 변호사 ⓒ김정현 기자

지역사회 상황과 상관없이 전개됐던 선교전략이나 목회구조를 변화시켜 지역의 현안 등 현실적 사안들을 지역 주민과 함께 풀어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도시공동체연구소(이사장 박종근)의 제 1차 공개 세미나가 2일 동숭교회에서 있었다.

이번 세미나는 교회가 선교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교회 안에 갇혀 지역사회와 동화 되지 못하고 지탄을 받는 현실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찾아보기 위한 자리로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가 기조강연을 하고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 대학교)가 ‘도시공동체와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날 기조발제에서 박원순 변호사는 먼저 지난 총선을 통해 전국적으로 전개됐던 낙선운동을 회고하며 “서울서는90%의 후보가 낙선되는 등 시민들의 엄청난 파워를 보여줬지만 정작 이 운동을 한 후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시민들의 힘을 두려워하며 잠시 주춤했던 정치인들은 다시 그들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결국 우리사회를 바꾸는 것은 시민 한 사람이 제 목소리를 내는 풀뿌리 지역운동인데 문제는 시민의 단결된 힘을 지속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그 이유로 "대한민국은 풀뿌리 지역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기반이 되는 지역 공동체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이미 농촌의 공동체는 해체 단계고 도시는 89%가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공동체를 이룰 수 없는 어려움이 있지만 희망은 있다고 설명하면서 “기독교가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큰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인권운동을 하면서 동반자로서 NCCK가 했던 일을 봤던 그는 “당시 기독교가 어둠을 밝히는 선구자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지난 세월 기독교가 민주주의를 위해 큰 일을 했다면 이제 무너진 지역 공동체를 일으키는데 힘을 합쳐 일하기를 바라며 “기독교가 군사독재시대 시절 가장 큰 화두였던 민주화를 자신의 품에 안아서 이루어 냈듯이 지금 교회가 새롭게 우리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공동체 운동에 새로운 사회로 가는 비전을 하나 만들어 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기 모인 목사들이 도시 공동체를 살리는 좋은 교회 모임을 만들어 각 지역에 잘 정착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대안들을 내놓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재영 교수가 “도시공동체와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주제 발제했다. 정교수는 최근 개신교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은 개신교의 모습이 우리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기 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하나의 이익집단과 같이 여겨졌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이제 교회가 기존 성장주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해 이제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교회가 내실을 기하며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 속에서 공적 역할을 감당해야 할 때가 됐다. 교인 수 확보가 아니라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고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그는  “이제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 공공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의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교회가 기독교인들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가 구한말부터 한국사회 부조리를 혁파하고 새로운 가치 질서를 제시하는 등 선구자의 역할을 감당했다면 이제 지역으로 내려가는 일을 앞장서서 가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역에 대한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 좁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공동체연구소(도공연)는 2009년 지역과 공동체, 그리고 한국교회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공유하고 비전을 나누던 사역자들과 신학자들이 비공식적인 모임을 갖게 되면서 토론과 대화를 거쳐 세워진 네트워크 기관으로 한국교회의 위기적 상황을 극복할 대안을 지역공동체를 세우는 지역교회운동에서 찾고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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