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유성 교수 , 유인종 교수, 박득훈 목사, 서길원 교사가 발제자, 토론자로 나섰다 ⓒ 오유진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훈련원이 20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한국의 교육과 교회’를 주제로 에큐메니칼 아카데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의 교육, 새로운 길은 있는가?’이란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 첫째 날, 발제를 맡은 유인종 교수(교려대학교 명예교수)는 ‘한국 교육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면서 “교육 바로 세우기 운동이 거국적 국민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할 때라고 본다”며 의식 개혁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최근 청소년들이 교육 정책에 대해 ‘미친 교육’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며 시위에 나설 정도로 교육 정책 방향이 심각하게 잘못됐음을 지적한 유 교수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교육 정책’이라는 세미나를 소개했다. 이 세미나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의 교육 정책에 대해 논의한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5년도 못가서 바뀌는 경향이 있다 ▲지나치게 결과에 치중하면서 과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교육의 국가 경쟁력은 대학 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초중고 교육에서 지나치게 경쟁을 강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에 방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교육 선진화의 관점에서 현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은 역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혹평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부자나 상류 계층의 자녀에게 유리한 교육을 하는 나라, 교육 기회 균등 정신 훼손하고 있는 나라, 교육의 양극화를 가장 크게 조성하는 나라로도 지목되고 있다. 이런 평가들로 미루어보았을 때 현 교육 정책은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 방향은 ▲전국적인 일제 고사 실시 ▲4.15 학교 자율화 조치 ▲국제중 설립 ▲역사 교과서 수정 지시 등이 있다. 유 교수는 이런 정책 방향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학문적 능력에만 한정된 지식 주입 교육 방식이 아닌 소질-적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가의 발전이나 개인의 성장 차원, 지식의 변화 차원에서 (창의성 교육은) 절대 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에 대해 “과다한 교육열과 일등주의 또는 차별주의 교육 의식이 팽배해 입시 몰입 교육과 과다한 사교육비로 열병을 앓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의 현상을 더욱 가열시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만약 정책의 수정 없이 이런 방향으로 진행 된다면 교육의 질 향상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은 사교육 천국의 나라 또는 사교육 대란의 나라가 될 것이며 교육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 될 것이고 입시 몰입 교육은 초등학교와 유치원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새로운 학교 운동과 학교 공동체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서길원 강사(스쿨디자인21 대표)는 “위로부터 아래로 관료주도의 수직적인 교육개혁은 학교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면서 학교를 재구축 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과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거점 학교 만들기 ▲아래로부터 개혁을 ▲소외된 곳에서 대안을 ▲연대와 협력을 통한 전문성 축척 등의 대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