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독교신앙과 생명윤리에서 본 황우석 사건

  ▲지난 18일 기독교회관 7층에서 '기독교신앙과생명윤리'세미나가 개최됐다.ⓒ김정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윤리위원회와 성공회대학교 과학-생태신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교회 생명윤리 선언준비(가칭)'를 위한 세미나가 18일 연지동 기독교회관 7층에서 있었다.

6월까지 총 7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는, 생명윤리에 관련된 구체적 사안을 전문가의 견해와 기독교적 시각을 바탕으로 해석, 논의 작업을 거처 한국교회에 올바른 생명윤리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됐다. NCCK는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총회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기도 하다.

18일 첫 세미나에서는 권복규 교수(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가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과 생명윤리'를 발제 후 김기석 신부(성공회대 교수)가 논찬했다.

권 교수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에 대해 “그는 수의학자로서는 뛰어났을지는 몰라도 엄격한 과학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황우석 박사는 당시 논문 조작을 지시했으며 이는 대표적인 과학 부정행위로서 연구 윤리의 중대한 위반이었다. 그는 논문 조작이 중대한 잘못이라는 인식 자체가 부재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황 교수가 농촌 출신의 애국자임에는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국가발전이라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고 애국을 위해서 난자 채취를 통한 여성 인권 침해를 인식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자원(resource)과 관련해 야기되는 윤리적 문제점을 짚어보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유산된 태아를 자원으로 할 경우 '유산 자체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고, 폐기예정 수정란을 자원으로 할 경우엔 '수정란의 도덕적 지위'가, 의도적으로 만든 수정란일 경우는 '수정란의 도덕적 지위 그리고 인위적 배아 창출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 체세포핵이식복제수정란의 경우 '생식복제(복제인간)로 진전 가능성'이, 제대혈일 경우엔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에 관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권 박사는 밝혔다.  

▲김기석 신부(성공회대 교수)가 권복규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찬하고 있다.ⓒ김정현 기자

이어 논찬에서 김기석 신부는 배아줄기세포 연구 및 황우석 교수의 연구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하나의 적절한 대답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두 가지 극단적인 평가가 상존하기 때문"이라며 "난치병 환자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소중한 업적이라는 평과, 하나님의 신성한 창조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라는 평으로 갈린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난자를 채취에 따른 문제를 지적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위해서 많은 수의 난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물론 난자기증절차가 자발적 동의를 거쳐 이루어 졌다고 해도 난자채취과정에서 여성들에게 상당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가해진다. 난자 제공자는 호로몬제를 10일 이상 매일 투여 받는데 호흡곤란, 간부전 등의 부작용이 초래되기도 하며 초음파 검사를 위한 여성 생식기를 통해 난소로 침을 통과 시키는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하는 등 많은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김 신부는 이어 인간복제의 가능성과 부유한 자들에게만 배아줄기세포의 해택이 돌아가는 의료기슬 혜택의 평등성 문제를 들기도 했다.

김 신부는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고려하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반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일단 유보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성공회 신학 노선은 중도주의(Via Media)라면서 극단적인 주장에는 그 어느 편도 진리에 서 있지 않다는 말로 대변했다.

그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관해 신앙적 입장을 한마디로 단죄하고 반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연구의 내용을 파악하고 그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주시하며 신앙적 윤리적 문제를 검토하고 바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그 기준은 하나님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믿음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나님은 당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고 이 세상에는 하나님의 선하신 의도와 질서가 내재 돼 있다”면서 “우리는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살펴보고 우리의 신앙에 따라 대응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향후 세미나 진행 일정 및 주제

2강(4/08). 인간 대상 연구의 현황과 윤리적 문제
3강(4/15). 유전자 연구 및 GMO 현황과 윤리적 문제
4강(4/29). 인간의 성/임신/출산/낙태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
5강(5/13). 연명치료중단과 안락사의 윤리적 문제
6강(5/27). 생명윤리와 시민참여 – 이종이식 연구를 중심으로
7강(6/03). 패널 토의 : 기독교 신앙과 생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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