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온난화로 피해를 입고 있는 태평양 교회대표들은 21일 뉴욕에서 막을 내린 WCC(세계교회협의회) UN 옹호주간행사에서 지구촌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회의를 열고 세계교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이미 지구온난화로 피해를 입고 있는 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와 투발루, 마셜제도 문제를 중요 현안으로 다루고 대책마련을 위해 세계교회가 나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잠겨가는 섬나라들 구하기엔 이미 늦어
뉴질랜드 아오테아로아 장로교회 아소라 아모사(Asora Amosa) 목사는 “빙하가 녹아서 뉴질랜드 남해안에 떠다니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며 “지구온난화 문제만 나오면 생태계 보호에 적극 나서지 않는 산업국가들을 탓했는데 이미 누구를 탓 할 단계는 지났다”고 전했다.
키리바시 섬의 끼라따 목사는 “지구온난화로 가족들과 희노애락을 나눴던 고향이 사라질 위기”라며 “계속되는 이상고온으로 어획량은 줄고, 식수가 오염돼 키리바시 섬 주민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이미 섬 일부 지역에 바닷물이 범람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키라바시 섬은 섬 전체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m에 불과해 향후 5,60년 내에 해수면 상승으로 섬 전체가 바다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끼라따 목사는 “해안을 침식한 태풍과 파도가 언젠가는 우리를 삼킬 것”이라며 “태풍 피해로 집을 잃은 해안가 주민들은 계속 육지로 옮기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키리바시와 투발루 마셜제도를 구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교회도 탄소방출 줄이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참가자들은 세계교회도 탄소 방출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주주행동주의로 세계기업을 압박하는 등 온난화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정교회 부에노스 아이리스-남미 대교구 엘리아스 크리소스토모 아브라미데스(Elias Crisostomo Abramides) 신부는 “WCC는 기후보호를 위한 국제협상에서 윤리와 정의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라질 감리교회 호르헤 도밍구스(Jorge Domingues) 목사는 “경제시장에 종사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주주행동주의를 채택, 기업이 기후변화 문제에 관여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세계 교회들 역시 탄소 방출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평양교회협의회(Pacific Conference of Churches) 뻴리오끼따우 까호 떼비(Fe'iloakitau Kaho Tevi) 총무는 “교회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기후변화 피해에 노출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적응기금을 활성화시키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수 있다”며 “온난화 피해로 영토를 잃게 되는 국가의 주권 문제에 대한 법적 문화적 차원의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