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가 지난 16일 경기도 오산 캠퍼스에서 열린 개교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제17회 한신상’ 수상자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정하고 고인을 대신해 이희호 여사에게 한신상을 수여했다.
이희호 여사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개교 70주년을 맞이한 한신대에 축하의 말을 전하며 “뜻 깊은 날을 맞이해 고(故) 김대중 대통령에게 명예로운 한신상을 수여한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김 대통령은 생전에 한신대를 방문해 한신대가 가장 큰 대학은 아니지만 민족의 인권과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싸운 전통의 대학이다. 한신대는 어느 대학보다 위대하고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다른 어떤 대학보다 공헌한 대학”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제 17회 한신상을 수상한 고 김대중 대통령을 대신해 이희호 여사가 수상하고 있다.ⓒ김정현 기자 |
이희호 여사는 “남편은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의 3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면서 “한신상 수상이 그의 생애와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원하고 남편이 남긴 마지막 호소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릴 소망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신대는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로 평화적 여야 정권교체를 통해 제15대 대통령을 지냈을 뿐만 아니라, 평생을 진정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분으로 학교와 이 사회에 진정한 귀감이 됐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또한 한신대의 종합화와 발전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1980년, 2005년, 2008년 세 차례에 걸쳐 한신대에서 시국 관련 강연을 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4년 아시아ㆍ태평양평화재단을 조직,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50인’ 중 공동 1위에 선정됐고, 이후 노벨평화상(2000년)과 제1회 자유상(2007년ㆍ독일 베를린 자유대 시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신대와 사회발전에 크게 공헌 국내외 인사에게 시상하는 한신상은 1993년에 제정되어 故 장준하 선생(1회)을 비롯해 故 문익환 목사, 故 강원용 목사, 김상근 목사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채수일 총장은 “한신대는 일제 강점기와 민주화운동을 온몸으로 겪으며 진보적 인재들을 길러냈다”면서 “이번 시상을 통해 평생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의 숭고한 뜻이 후대들에 전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