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주주의 파수꾼 ‘씨알의 소리’ 창간 40주년 맞아

김경재·김상봉 교수, ‘씨알혁명’을 말하다

   ▲고 함석헌 선생이 창간한 잡지 <씨알의 소리> 창간 40주년 기념강연회가 23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이지수 기자

1970년대에 독재정권에 맞서 민중의 소리를 외쳤던 잡지 <씨알의 소리>가 창간 40주년을 맞아 23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념강연회를 가졌다.

고 함석헌 선생이 1970년 4월 19일에 창간한 <씨알의 소리>는 1980년 7월 정부로부터 일방적인 폐간조치를 당하기까지 그 시대 민주주의의 파수꾼 역할을 자임했으며, 1988년 사단법인 함석헌기념사업회에 의해 복간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잡지에 가담한 주요 인사로는 안병무, 김용준, 계훈제, 이태영, 장준하, 법정스님 등이 있고 현재 김조년 교수(한남대)가 편집위원,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목사), 김상봉 교수(전남대) 등이 편집위원을 맡아 격월간으로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강연회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문대골 목사(함석헌기념사업회 이사장)는 "역사의 주변을 맴돌고 있던 우리 민중들을 정확하게 역사의 중심으로 안내한 사람이 바로 함석헌 선생이다"고 말했다. 문대골 목사는 1970년대부터 <씨알의 소리>에 참여해 왔다. 문 목사는 또 오는 8월에 '씨알전국수련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히며 "씨알의 소리 독자들과 함석헌의 이름을 아는 사람들을 열심을 다해 한 자리에 모으겠다. 그리하여 거꾸로 가는 역사를 바로 잡아 다시금 민중의 역사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기념강연은 김경재 교수와 김상봉 교수가 맡았다. 김경재 교수는 기독교 의식이 묻어나는 제목 <씨알혁명이 꿈꾸는 새 포도주와 새 가죽부대> 강연에서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안에서부터 혁명을 시작하여 총소리 없는 생활혁명, 선거혁명, 국회혁명, 교육혁명, 신문전파방송혁명, 종교혁명으로 퍼지며 전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내면적 혁명을 통한 해방을 '새 포도주를 숙성시키는 작업'에 비유하고 외면적 혁명을 통한 해방을 '새 포도주를 담을 새 가죽부대를 형성하는 작업'에 빗대며, 내면적 혁명을 위하여 각 개인이 이기심을 극복하고 저항정신·연대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면적 혁명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국가폭력으로부터의 해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가 권력은 사회 질서 유지, 군사적 안보상황 지속, 폭력테러집단 방지,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여건 조성 등의 명분을 내걸고 무차별적인 국가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어 강연한 김상봉 교수는 각 개인으로부터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된 혁명이란 단순히 정치경제적 혁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혁명이 되는 것이라고 함석헌 선생은 생각했다"며 함석헌의 여러 가르침 중에서도 '내가 세계요, 전체다'라는 가르침을 통해 "세계가 곧 나이며, 너도 나라는 서로주체성의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 시대가 새로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함석헌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강연회는 김조년 교수가 진행을 맡았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성유보 위원이 축사했다. 채수일 한신대 총장 등이 축화를 보내 40주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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