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독교, 사회와 통(通)해야…기독교 사회포럼 개최

진보 기독교 활동가부터 복음주의 좌파라고 불리는 활동가까지 한 자리에 모여 ‘기독교가 사회와 통(通)하려면’이란 화두를 놓고, 논의의 장을 열었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불광동 팀 수양관에서 ‘기독교 사회 운동의 성찰과 희망’이란 주제로 2010 기독교사회포럼이 개최됐다. ⓒ에큐메니안 제공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기독교사회포럼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기독교 사회운동의 성찰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불광동 팀 수양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신앙·신학적 배경과 더불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서로의 차이점을 차이에서 끝내지 않고, 생산적인 차이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는 과거 기독교 사회 운동에 대해 "과거 운동의 주체들 역시 소수였지만 서로 끈끈한 동지의식이 있었다"며 "운동의 주체들의 상호 기본적인 신뢰는 물론 선후배간의 존경과 애정이 돈독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절기가 되면 함께 그룹을 지어 세배를 다니기도 하고 서로의 기념일이나 애경사에도 꼭 참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여겼으며 '아무개 목사님께서 후배들 한번 보자고 하신다'는 통신이 돌면 꼭 정한 시간에 모여 말씀을 듣고 따르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함께 어울리며 함께 고난 받았기에 동지의식도 강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오늘날 이 동지의식이 약화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러한 연대의식은 소수의 집단으로 어려운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며 "오늘에는 그런 연대의식이 실종된 것은 물론이고 그나마 몇 안 되는 동지들 간에도 서로의 좋은 의지를 격려하지 못하는 풍토가 아쉽다"고 전했다.

성서한국 구교형 사무총장은 복음주의 사회선교운동과 에큐메니컬 운동의 활동을 진단했다. 구 사무총장에 따르면, 성서한국운동은 복음주의 운동의 폭을 넓혀 교회의 관심이 교회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일상에 닿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켰다고 했다.

그는 "성서한국도 복음주의 전체는 물론 참여조직 안에서도 전적으로 지지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복음주의 좌파, 이건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구 사무총장은 복음주의가 아직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복음주의는 몸살을 앓고 있다"며 "‘우리는 꼴통 보수가 아니다’라는 자부심 속에 있던 거품과 허약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자립기반을 갖추지 못한 채 기대는 운동은 오래가지 못하며 제 역할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가 기독교 사회 운동을 성찰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제공

에큐메니컬에 대해선 그 현장성이 숭고하나 너무 둔탁하다고 짧게 평한 그는 이어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복음주의 보수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처럼 생각하거나 그걸 바라면 안 된다. 실제로도 그렇고, 전략을 위해서도 복음주의 진영은 존재해야 한다. 오히려 문제를 풀려면 우선 존재하는 차이부터 인정해야 한다. 양면성이 있다."

새로운 기독교 사회 운동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김경호 목사는 비판적인 성찰을 시도했다. 그는 "실제로 기독교 진보운동이 전체 사회의 운동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며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인권운동, 6월 항쟁, 통일운동 등이 NCCK를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 진보세력에 의해 전개되어 나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어 "그러나 지금은 기독교 사회운동의 어떤 진영도 그런 의식을 갖지 못한다"며 "물론 그 때 우리사회가 운동의 초기 국면이었기에 가능했지만, 그러나 우리의 역량을 떠나서라도 우리들 스스로가 면피용 뒷북운동으로 양심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자세는 아닌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구교형 사무총장은 ▲실력형상 ▲기반마련 ▲세대 계승 등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기독교 사회운동의 발전 방안을 내놓았다.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이 같이 기독교 사회 운동의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전망했으며 이밖에도 △현안, 통(通)하여 희망을 본다 △새로운 담론, 통(通)하여 희망을 보다: 사회선교의 새로운 담론 등을 주제로 분과별 토의를 이어나갔다.

한편, 기독교사회포럼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경희대사이버대학교 NGO학과 민경배 교수의 특별기획 발제도 참석자들의 주목을 모았다. 이날 민 교수는 ‘촛불과 인터넷, 새로운 참여 민주주의를 창조하다’는 주제로 활동가들이 오늘날 다양한 소통의 채널을 어떻게 적극 활용할 수 있을지를 놓고, 구체적인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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