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얼어붙은 경제, 나눔으로 녹이자”

구세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성금모금 시작

ⓒ베리타스

올해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의 세찬 바람에 한국 경제는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실업자들은 늘어나고 물가는 상승했으며, 쪽방촌에 사는 서민들의 생활은 더 고단해졌다. 남의 처지를 생각하기 어렵다. 꽁꽁 둘러쓴 이불 속에서 좀처럼 사람들은 나오려고 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

연말이 되자 각 단체별로 성금 모금이 시작됐다. 1일 ‘나눔캠페인’과 ‘시종식’을 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구세군대한본영은 이구동성으로 “조금씩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세중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나누라는 ‘역발상 기부’가 지금 필요할 때”라며 “모두들 힘들고 어렵다는 요즘 오히려 나눔이 더 활발해져 사랑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어려움을 헤쳐가는 느리지만 현명한 길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일부터 전국적으로 나눔캠페인 시행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희망 2009 나눔캠페인’을 펼친다. 모금목표는 2009년에 필요한 민간 복지수요 2,935억원의 71%인 2085억원이다. 지금까지 약 10년 동안 1998년 12월 캠페인을 제외하고 9년간 모금목표를 달성해왔다. 지난해에는 1,985억원을 모금했다.

구세군대한본영 올해 성금 목표액은 32억원

구세군대한본영도 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종식을 갖고 모금 행렬을 시작했다. 올해 목표는 32억원으로 작년(30억9천745만원)보다 약 1억원이 늘었다. 올해 하반기부터 몰아 닥친 세계 경제 위기로 각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구세군은 목표액을 높게 잡았다.

전광표 사령관은 “구세군 냄비는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이는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따뜻한 손길로 어려운 이웃들을 더 품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종식에 참석한 김윤옥 여사도 인사말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호소했다. 김 여사는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 가난하고 소외된 우리 이웃들의 고통은 더욱 클 것”이라며 “정부도 이들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사랑을 나눈다면 그들에게 희망이고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목표액인 32억원을 넘기는 데 서울시도 함께 할 것”이라면서 “저소득 가정을 위한 프로젝트와 소외된 이들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대기업들 기부 릴레이에 동참

스타 연예인들과 대기업들의 연말 기부도 시작됐다. 인기연예인 MC 현영은 1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김동수 회장)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사랑의열매 홍보대사이기도 한 현영은 이날 오전 서울 목동 정목초등학교를 방문해 거액의 성금을 내놨다.

현영은 “물질적인 것이 전부가 아니다. 서로 배려해 주는 것이 나눔의 시작”이라며 “웃어주는 것, 어려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나눔이며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마음의 부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박삼구 대표)이 처음으로 올 연말 이웃돕기에 성금을 기부했다. 오남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1일 서울 중구 정동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성금 30억원을 전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경기침체 등으로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웃들을 생각해 예년보다 빨리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임직원들의 봉사활동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선진국형 기부 문화 정착, 하지만 기부 인프라는 ‘미흡’

한국은 지난 2000년 이후 미국 사회처럼 기업기부보다 개인기부의 비중이 높아져 선진국형 기부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으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평가다. 지난 27일 행정안전부는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셜홀에서 ‘기부문화 선진화 토론회’를 열고 현 한국 사회의 기부 문화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날 기조발제를 한 손원익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조세지원제도가 미흡하고 기부금 관련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면서 “기부 인프라 확충과 기부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정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부 문화 활성화 위해 기부금 공제 확대

한편,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국세청은 2008년부터 개인 지정기부금의 공제한도를 소득금액의 10%에서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종교단체에 대한 지정기부금은 현행 10%로 유지된다. 또한 기부금 공제가 지난해까지는 본인이 기부한 금액만 공제됐으나, 올해부터 근로자의 배우자(소득금액 100만원 이하)나 직계비속(기본공제대상자)이 기부한 금액도 공제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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