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회 한일 URM정책협의회가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도쿄서 열렸다 ⓒNCCK |
1978년 제1회 한일 URM(Urban Rural Mission)협의회를 개회한 지 30년을 맞이해 지난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일본 동지사 대학 리트리트 센터(교토, 비와코)에서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정의와 기독교’란 주제로 제8차 한일 URM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일 밝혔다.
한국 측 21명, 일본 측 31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정책협의회에서 양측은 동아시아를 포함한 세계적 경제위기와 식량위기는 미국의 패권과 초국적 자본에 의한 신자유주의가 그 원인임에 공감하고, 확대되는 빈곤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생명과 생존권을 지키는 데 연대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특히 정책협의회 마지막 날 노동, 농촌, 동아시아의 평화, 다문화, 여성문제 등을 골자로 한 韓日URM 공동성명문을 내기도 했다.
한편 첫날 개회예배엔 이명선 목사(제천 명락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산업선교·외국인선교 위원장)가 마가복음 10장 45절을 인용, ‘지역 사회를 섬기는 교회’란 제목의 설교를 했다.
이 목사는 “지역교회는 지역사회 속에 존재한다는 인식 가운데 온전히 섬김과 나눔으로써 교회가 지역(농촌)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 전체를 목회의 대상으로 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고, 농촌도 지역에 따라 다양함으로 생명신학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NHK 前 해설위원인 다코노부 후지타(藤田太寅) 선생(東京, 三光교회 출석)이 주제 강연을 맡았다. 후지타 선생은 “현재 주가 하락, 달러 하락, 석유가 상승은 세계 경제의 위기를 가져 왔고, 특히 서민에게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면서 그 예로 일본인의 생활용품 중 우유가 30년 만에 상승하고, 계란 값이 여름인데도 상승하는 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석유 상승에 따른 바이오 에탄올 사용(옥수수 첨가 - 옥수수재배 상승)이 농촌 재배작물의 변화와 생활용품의 가격 변동을 유발하고, 수천조 엔의 뉴욕주식 자금이 원유시장(원래는 15조엔 정도)에 유입되는데 있다고 후지타 선생은 지적했다.
둘째 날엔 ‘경제 정의와 빈곤 섹션’에서 ‘격차(格差) 사회와 빈곤’이란 주제로 일본 복음루터교회 진 아키야마 목사의 발제와 ‘경제정의와 빈곤, 그 선교적 대책’이란 주제로 21세기 농촌선교와 생명농업 포럼 대표인 한경호 목사의 발제가 각각 있었다.
아키야마 목사는 발제를 통해 빈곤의 문제, 특히 불안정한 고용-비정규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일본의 경우 34%(1700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는데 이들을 자기책임, 자업자득의 관점에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키야마 목사는 “일본 최대 일용노동자의 거리인 오사카의 가마가사키에 약 2만명에서 2만 5천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점점 붕괴되어 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결국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저항하기 위해 새 가치관으로서 일할 권리, 생존할 권리 보장이 우선시 되는 대안적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경호 목사는 한국근대사 속에서 일제시대에는 ‘민족의식’, 해방 후에는 ‘이데올로기’, 6.25전쟁 후에는 ‘평화’, 독재정권하에서는 ‘민주주의와 정의’, 산업·도시화 과정에서는 ‘민중’, 생태 파괴 속에서 ‘생명’을 발견하게 되었다면서, 1907년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의 핵심이 ‘참회’였는데, 2007년 한국교회 선교 100주년에 참회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한경호 목사는 “이는 한국의 경제성장의 수혜자인 한국교회가 생명력을 상실한 것에 대한 인식과 참회의 결여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한국의 농촌인구는 300만 명으로서 전체 인구의 7%이고, 농촌교회는 15,000개이지만, 대부분 미자립 교회이고 성도 수는 30명 정도라고 그는 전했다.
이밖에 ‘식량위기와 대안 섹션’에서 ‘식량위기를 바라보며’란 주제로 한명재 목사가, ‘식량문제’란 주제로 히로키 이케마토 효고(兵庫)대학 교수가 각각 발제를 맡았다.
한편 마지막날 전체 회의에선 제9차 URM협의회는 2010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