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을 위한 살인피해자 가족모임(Murder Victims' Family for Human Rights, 이하 MVFHR)의 이사장 버드 웰시 등 대표단 3인이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의 초청으로 오는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방한한다.
MVFHR은 2004년 세계인권의 날에 창립됐으며 살인 피해자의 가족들과 사형수의 가족들이 모여 사형제도의 폐지와 범죄피해자의 인권옹호를 위해 전세계를 돌며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의 대표단은 특히 미국 대통령, 대만 총통 등을 예방하고, 미국 내 26개 주의회와 유럽의회, 러시아 의회, 영국 의회 등 각국을 돌며 증언 활동을 하는 등 사형제도의 폐지와 피해자 권리 옹호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16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주 연방청사 폭파 사건으로 딸을 잃은 버드 웰시Bud Welch MVFHR 이사장(전미사형반대연합(NCADP) 이사)과 토시 카자마Toshi Kazama 이사(전문사진가), 로버트 컬리Robert Curley 회원(소방관) 등 3명의 대표단은 방한 기간 동안 한국의 살인범죄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며 서울 삼성산 성당(20일 오전 11시 교중미사)등 여러 곳을 방문해 증언활동을 가질 계획이다.
또 6월 21일 저녁 7시부터는 4대 종단 단체들과 함께 안국동 조계사 내의 전통예술공연장에서 ‘우리의 이름으로 죽이지 말라’라는 제목의 대중 강연을 개최한다. 영화배우 오지혜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 강연은 작가 공지영씨와 한국의 살인피해자 가족모임 ‘해밀’의 가족들, 그리고 MVFHR 대표단의 대담을 중심으로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 홍순관의 노래 공연, MVFHR 토시 카자마 이사의 사진영상과 강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대표단은 같은 날인 21일 우윤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국회의원들과 법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피해자 지원의 필요성과 피해자 가족들이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고, 생명과 평화를 위한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최근 흉악한 범죄들이 연이어 발생해 한국 사회 내에서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MVFHR의 이번 방한은 사형폐지론자들이나 ‘피해자 인권’ 등을 이유로 사형제도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 모두에게 아주 깊은 고민을 던져주게 될 것이라고 국제엠네스티는 전망했다.
방한에 앞서 버드 웰시 이사장은 “우리는 살인으로 빚어지는 비극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사랑했던 아이들, 형제, 부모님을 빼앗기고 상실로 인해 망연자실했었다"며 "하지만 각자의 방법과 시간 속에서 우리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사형집행이 치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전했다고 국제엠네스티는 알렸다.
버드 웰시 이사장은 또 “우리의 경험을 나누고, 한 사회가 피해자 가족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라고 방한 소감을 미리 밝혔다.
한편, 20일 2시 30분 서울 삼선동에 소재한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센터에서는 MVFHR 대표단의 기자간담회도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