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보존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4일 ‘글로벌 위기시대, 생명평화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생명평화탁발순례(단장 도법스님)가 셋째마당 포럼을 열었다.
이날 주강사로 참여한 국제통상전문 송기호 변호사, 성공회대 정태인 교수, 상지대 홍성태 교수 등은 각각 ▲글로벌 경제·생태 위기, 사회경제적 대안은 있는가 ▲미국 금융위기와 한미 FTA, 그리고 대안 ▲생태적 복지국가를 향해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전 지구적 위기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국가간 그리고 국내 부유층과 빈곤층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송기호 변호사는 생명과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는 요소를 생태 위기에서 찾고, 원유에 의존하지 않은 친환경 정책을 중심으로한 국제통상질서가 하루 빨리 재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전 지구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거론하며 “지구 온난화를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온난화 등으로)어딘가 무너진다면 지구 생태적 재앙과 새로운 질서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한정된 자원으로 인한 국가간 무역 갈등을 예고하며 송 변호사는 “인간의 경제활동에 근본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며 “미국식 과소비, 화석 연료 기반 경제가 떠 받쳐주는 국제 경제질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나라에 비해 보다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의 협력 등을 주장하며 “각 지역의 자립성을 기초로한 국제분업질서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태인 교수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는 한편, 금융위기로 파생된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 둘씩 풀어나가려는 美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도 언급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생태문제에 관해 오바마 당선자는 과거의 정부에 비해 훨씬 더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당선자는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에너지 소비량을 감축시키며 에너지의 25%를 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 교수는 또 미국의 외교 정책 변화도 예측했다. 정 교수는 “대외정책 역시 부시행정 8년간의 일방주의를 지양하고, 다자주의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 북한 정책 역시 일단 대화로부터 출발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미국의 외교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남북간 갈등 국면을 하루 속히 수습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한미 FTA 비준으로 발생 가능한 빈부 격차의 심화 등을 이유로 선비준을 외치며 한미 FTA 체결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가 선 FTA 비준을 외치기 이전에 경제 위기 때문에 벼랑끝으로 내몰린 서민들의 경제를 살려야 빈부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성태 교수는 글로벌 위기 시대에 새로운 국가의 비전을 ‘생태적 복지국가’로 봤다. 복지국가로서 인정 받고 있는 서양 여러나라들의 경우, ‘비움’ 과 ‘나눔’ 문화의 중심엔 항시 기업들의 실천이 있었다.
홍 교수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며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기업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사회 내 소외된 계층들을 향해 자발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포럼에서 둘째 날엔 ‘대안적 삶·운동의 방향’이란 주제로 강수돌 교수(고려대), 김용우 사무국장(무위당 좁쌀만인계), 윤형근 부소장(한살림 모심과 살림 연구소), 황대권 공동체위원장(생명평화결사) 등이 주제 발제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