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즈먼드 투투 대주교 ⓒtutu.org |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와 부정의에 맞서 수십 년 동안 싸워온 데즈먼드 투투(Desmond Tutu, 79) 전 성공회 케이프타운 대주교가 공적인 생활에서 은퇴할 뜻을 22일 목요일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철폐에 헌신한 공로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투투 대주교는, 성명에서 "이제 조금 느긋해질 때가 왔다. 아내와 오후에 루이보스차를 마시고 크리켓을 관람하고, 컨퍼런스나 회의를 다니기보다 자녀들과 손자손녀들을 보기 위한 여행을 다닐 때"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나라가 발전하는 데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투투 대주교는 원래 1996년에 은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남아공 최초의 민주정부인 넬슨 만델라 정부가 그를 남아공 역사 재정립과 흑인-백인 간 화해를 위한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외부로부터의 제의가 잇따라 은퇴를 늦추게 되었다고 자서전에서 밝혔다.
최근에 그는 정치 일선과는 거리를 둬왔지만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투쟁의 정신이 정치인들로부터 훼손 받을 때마다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다. 또 포스트-아파르트헤이트 정치 리더십의 부패와 실정, 도덕적 탈선에 비판을 아끼지 않아왔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투투 대주교의 부분적 은퇴가 "정치적 경제적 위기 가운데 있는 남아공의 가장 도덕적인 목소리 중 하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또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공적 생활로부터의 은퇴를 선언한 뒤로도 계속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처럼 투투 대주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투투 대주교는 1996년 케이프타운 대주교직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데즈먼드 투투 평화 센터' 설립에 가담해왔다. 투투 대주교는 이 센터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노벨상 수상자들의 모임과 '디 엘더스'(The Elders)라는 은퇴 국제지도자 모임과 관련해서도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언론과의 인터뷰나 더 이상 새로운 일정은 잡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