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에는 누구나 아는 봉사자 한분이 있다. 바로 남충일 전 세방전지 대표(75)다.
남충일씨는 통ㆍ번역 봉사활동을 한다. 현직시절 1년에 7개월씩 외국에 머물며 바이어를 설득하던 경험을 살려 지난 2004년부터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해야만 가능한 일이라 자원봉사자들 역시 대학생 또래가 대부분. 남충일씨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희끗희끗한 흰머리를 가진 자원봉사팀의 왕고참 할아버지다.
▲ 국제부에서 번역 봉사중인 남충일 봉사자 ⓒ기아대책 |
그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꼬박 번역 일에만 몰두한다. 외국 결식아동들이 국내 후원자들에게 보내온 감사 편지나 국내에서 외국으로 보내는 격려 편지 수백 통이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영어 번역 봉사이기 때문에 남씨가 정년퇴직 후에도 그처럼 봉사활동에 매달리는 것은 그동안 사회에 항상 많은 신세를 져왔다는 스스로의 마음 때문이다.
"살면서 남의 덕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걸 어떻게 갚아야 할까,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늘 생각해 왔죠.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오지 말라고 할 때까지 다닐 생각이에요. 마음 같아선 10년도 더 하고 싶어요. 그쯤 돼야 봉사를 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요. 허허."
누구보다 자신의 것을 내어 줄줄 아는 넉넉한 할아버지 그 사랑이 쌓여서 지난 수요일(12월 3일)에는 강남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자랑스런 훈장도 얻었다. 그의 가슴에서 반짝이는 금빼지. 봉사활동 2000시간을 채운 뒤에야 받을 수 있는 소중한 배지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사랑하는 마음 때문일까? 가슴에 단 금벳지가 유난히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기사제공: 기아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