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들보다 개신교인들이 세계 주요종교에 대한 일반지식이 약하다는 설문조사가 미국에서 나왔다.
미 종교와공공생활에관한회중포럼(Pew Forum on Religion and Public Life)은 32개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지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들은 20.9 문제를 맞힌 데 비해, 개신교인들은 16문제를 맞히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유대인과 몰몬교도는 각각 20.5 문제, 20.3 문제를 맞혔다.
설문조사는 미 전역에 걸쳐 18세 이상 미국인 3,400명을 대상으로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실시됐다. 신자포럼은 보스턴대학 종교학 교수인 스티븐 프로테로에 조사 기획과 분석을 의뢰했다.
질문의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됐다. △마더 테레사의 종교는 무엇 △파키스탄의 주요 종교는 무엇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치는 종교는 무엇 △공립학교 교사들이 성경을 문학수업의 예시로 사용할 수 있는가.
조사는 또 종교인들이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음을 보여줬다.
반 이상의 개신교인이(53%) 마틴 루터를 종교개혁자라고 답하지 못했다. 또 가톨릭교인 중 45%가, 영성체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는 상징적일 뿐 아니라 실제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다는 가톨릭의 가르침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대인의 43%는 유대교 역사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마이모니데스(Maimonides)를 알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최소 3분의 2 이상은 가톨릭이 마더 테레사의 종교, 이슬람이 파키스탄의 주요 종교, 모세가 출애굽의 지도자라는 점을 맞혔다.
절반 조금 넘는 사람들이 죠셉 스미스가 몰몬교도, 라마단이 이슬람의 성월, 코란이 이슬람의 경전이라는 사실을 맞혔다.
종교지식은 학력과 종교생활 등에 영향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졸업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8문제를 더 맞혔고, 매주 한 번 이상 성경을 읽는 사람, 이웃 사람들과 종교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 종교적 헌신도가 높은 사람들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히스패닉 가톨릭교인과 흑인 개신교인, 자기 종교가 ‘특별할 것 없다’고 한 사람들은 최하 점수대에 속했다.
조사를 기획한 프로테로 교수는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종교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는 것이 미국 종교인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LA타임즈는 “신에 대해 알고 싶으면 무신론자들에게 물어보고 싶을 수 있다”며 이같은 현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인들의 종교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세대와 비교해서 미국인들의 종교지식이 늘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는 예전 자료나 통계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가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