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87)가 10일 오전 9시 30분경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당국은 황 비서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라워 하면서도 타살의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황 전 비서는 평상시 처럼 아침에 좌욕을 하러 욕탕에 들어갔으나 오랜 시간 탕에서 나오지 않자 그를 경호하던 요원이 욕탕 문을 열고 들어가 욕조에 앉은 채 숨져있는 황씨를 발견했다. 얼마 전 "황 전 비서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고 내려온 북한 인민 무력부 정찰 총국 소속 간첩 2명이 붙잡힌 이후 황씨는 국무총리 수준의 경호를 받아왔다.
경찰은 황씨의 죽음을 심장마비에 따른 자연사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을 위해 경찰 병원에서 시신을 부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당 국제 담당 비서 등을 역임한 황씨는 탈북자 중 최고위층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북한 체제의 근간인 주체사상을 이론화, 체계화 시킨 결정적 인물이기도 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인 1996년 탈북한 그는 탈북 이후로는 줄곧 북한 체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전개, 북한에서는 눈엣 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