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이 주최하는 ‘기아체험 24시간’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월드비전 제공 |
전 세계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현실을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기아체험 24시간’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월드비전 주최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참가자만 1만명, 자원봉사자가 1천명이 참여한 이번 기아체험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이번 <기아체험24시간>은 UN을 비롯해 G20서울정상회의에서도 화두가 되었던 새천년개발계획(MDGs)에 대해 배우고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5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 감소, 빈곤퇴치 등을 과제로 내세우는 새천년개발계획을 각종 미션을 통해 알아가고 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절대빈곤 기아퇴치’를 위해 청원서를 작성한 이지현 학생(시온고1)은 “우리는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먹던 음식을 남기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는 하루 천원 미만의 돈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여유를 그런 부족한 사람들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 <기아체험24시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누군가의 삶을 살아본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13일 12시, 캠프 시작과 동시에 아프리카, 중동, 동남 아시아 등에서 고통을 받는 아이들(실존인물)의 ID 카드를 각각 발급받고, 24시간 동안 이 아이가 되어 기아체험을 했다.
잠비아의 7살 된 ‘대니’라는 아이가 된 이정민 학생(포천고1)은 “저는 오늘 참가하기 전에 맛있는 밥을 먹고 왔는데 대니는 밥을 잘 먹고 지내는지 궁금해요”라며 “대니가 건강하게 밥도 잘 먹고 학교도 잘 다닐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날에는 이번 <기아체험24시간>을 통해 느낀 점, 다짐과 각오 그리고 지구촌 아동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티셔츠 적고 그림을 그리는 ‘비전메이커 티셔츠 만들기’ 시간을 가졌다.
한편, 참가자들뿐 아니라, 캠프에 참여한 1천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도 24시간을 함께 굶으며 ‘기아체험’의 의미를 더했다.
전라도 광양에서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온 강영필 씨는 “2008년도에 회사에서 단체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직접 자원봉사를 해보고 싶어서 대학생인 아들과 함께 자원봉사신청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친구와 함께 캠프에 참가한 김혜진 학생(13)은 “하루만 굶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먹을 것이 부족해서 항상 이렇게 굶어야 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9살 아들과 함께 참가했던 서요하(34)씨는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고 있는 아이에게 지구촌에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참여하게 되었다”며 “좋은 교육의 시간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은 “1만 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참가자들이 24시간 동안 ‘한 생명을 살리자’는 의지로 한 마음이 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고 자랑스럽다”며 “이번 캠프를 통해 지구촌의 배고프고 목마른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아체험 24시간’은 굶주리고 있는 지구촌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24시간 동안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그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전 세계적인 월드비전의 나눔 프로그램으로 1975년 월드비전 호주를 필두로 확산됐으며, 한국월드비전은 1993년부터 개최해왔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세계 21개국의 청소년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번 ‘기아체험 24시간’ 참가비와 또 이를 통해 모아진 후원금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교육과 식수 사업을 위해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