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NCCK 제 59회 정기총회에서 회무처리를 하고자 NCCK 총대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새 임원진들. (왼쪽부터)NCCK 서기 지관해 목사(복음교회), NCCK 회장 직무대행 김종훈 감독(기감), NCCK 신임총무 김영주 목사(기감)가 굳은 표정으로 총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김진한 기자 |
NCCK 제 59회 정기총회가 회장 선출 등을 둘러싸고, 한때 곤욕을 치뤘으나 다행히 폐회예배와 함께 총회 선언문을 채택, 공표하는 것을 끝으로 총회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이날 총회는 NCCK 신임 총무를 비롯한 새 임원진이 앞으로 지고 갈 짐들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줬다.
회원 교단들 중 내부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교단들은 앞으로도 계속 NCCK 행정 운영에 있어 부담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뿐 아니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역시 교단 내부적인 갈등으로 행정 운영의 일관성을 지키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경우 회원 교단으로서 져야 할 책무에 소홀히 하기 쉽고, 이는 곧 연합기관인 NCCK의 행정 운영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기하성이 수개월 분의 회비를 미납해 회원 교단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은 그 좋은 실례일 것이다.
단지 회비 몇 푼 때문에 NCCK 행정 운영에 영향을 미칠수 있겠느냐는 반박도 없지는 않겠으나 행정 운영이 재정적인 면만이 아닌 정책적인 면도 가리킨다는 것을 고려하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이날 총회에서는 NCCK 회원 교단 중 교세가 가장 큰 예장통합의 목소리가 어느때 보다 컸다. 반면, 교단 갈등을 겪고 있는 회원 교단들의 총대들은 비교적 조용했다. 만약 정관 그리고 관례가 없었다면 예장통합의 목소리가 연합기구 NCCK의 정책을 좌지우지할 분위기였다. NCCK 직전 회장 전병호 목사가 회무처리시 "공석인 회장 자리를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고 총대들에게 의견을 구하자 대뜸 예장통합의 한 총대가 "부회장으로 선임된 예장통합 김정서 총회장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성공회의 한 총대가 "관례가 있으니 관례대로 하자"고 맞받아쳤고, 기감의 총대가 이를 거들어 관례대로 다음 회기에서 회장을 내놓는 감리교의 부회장 김종훈 감독이 의장석을 메꿨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관례가 있어서야 망정이지 그것 조차 없었다면 예장통합의 힘에 의해 NCCK의 중차대한 사안이 결정될 판이었다. 현재 교세에 따라 총대 수를 안배한 NCCK의 총회 자료집에 의하면, 예장통합측은 45명으로 총대수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기감(39명), 기하성(30명), 한국기독교장로회(27명), 구세군대한본영(24명), 대한성공회(21명), 기독교대한복음교회(18명) 순이었다.
교단 내부적인 요인으로 갈등을 빚는 교단들은 NCCK의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이처럼 그 발언권이 약화되기 쉬운 반면, 교세를 바탕으로 한 대교단의 발언권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힘의 논리를 앞세워 연합기구의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에큐메니컬 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NCCK 행정부 역시 그것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회원 교단의 갈등이 수습되지 않는 한 NCCK 행정부는 이 같은 부담을 안고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부담은 NCCK의 행정 운영을 총괄하는 총무의 어깨에 고스란히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임기를 시작한 NCCK 김영주 신임총무가 대교단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입맛에 맞게 치우친 정책을 펼지 아니면 중소 회원 교단들의 정상화를 음으로 양으로 도와 이들의 대교단 견제를 바탕으로 회원 교단 모두가 공감하는 균형있는 정책을 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