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한기총 가톨릭 조계종 성탄메세지

오는 24일 성탄절을 1주일 앞두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한조계종, 천주교주교회의 등이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권오성 총무
 

"그들이 별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마 2:10)

2,000년 전에 동방박사들이 주께서 탄생하신다는 약속 성취의 별을 확인하고 크게 기뻐하였듯이 아기 예수님께서 구원의 주님으로 오신다는 성탄 소식에 기뻐하고, 찬양을 드립니다. 성탄 절기는 예수님께서 암흑과 전쟁, 절망의 땅에 빛과 평화, 희망을 주고자 오셨음을 선포하고, 이 세상이 그 은총을 덧입는 때입니다.

올해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제 위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예년보다 더 힘들고,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세계 경제 질서의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에 팽배해가고 있고, 사회적인 약자들의 생존과 인권 보장이 더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에서는 꾸준한 대화와 교류, 협력을 바탕으로 이룩한 화해와 평화, 상호 발전과 상생의 틀이 위협받고 있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도 기대한 수준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촛불시위에 드러난 민심을 국민통합의 기회로 삼지 못하였고, 창조 질서에 반하는 한반도 대운하사업 포기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언론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민주 질서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해 효과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불안과 불신, 불확실성 속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현실 가운데 세상의 희망이신 아기 예수께서 2008년 성탄절에 거룩한 영과 능력으로 우리 가운데 다시 오십니다.

먼저 성탄의 때에 경제 위기를 맞이해서 우리 사회가 금융과 기업의 위기 극복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자들과 서민 대중과 약자들의 생존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국민으로부터 일시 위임받은 권력을 정파적인 이익과 자신들의 이데올로기 성취를 위하여 사용하지 말고, 국민 통합과 섬김을 위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 모든 국민들이 이기심과 허영을 버리고 절제하고, 서로 격려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일을 생활 가운데 실천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성도들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만 의지해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예언자적인 증언과 주님 역사(役事)의 전위대로 나서야합니다.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을 먼저 개혁하고,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와 생명, 정의와 기쁨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성탄은 인간의 절망과 고통이 끝나고 주님의 격려하심과 위로와 도와주심이 시작되었다는 선포입니다. 세상의 희망으로 탄생하신 예수님의 은혜가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김삼환 총회장
 

2008년 성탄절을 맞이하여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온 누리에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죄와 절망과 고통에 빠져 있는 모든 인류에게 하늘로부터 내려온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은 2000년 전 첫 번 성탄절에도 그러했듯이 오늘날에도 우리의 삶에 소망을 주고 의미를 찾아주는 가장 기쁜 소식입니다. 그리고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은 오늘날에도 모든 섬김과 헌신의 모범입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한파 속에서 우리는 올해 매우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곤고함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사랑과 섬김의 따스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삶의 문제만을 바라보지 말고 우리 주위를 돌아보며 내가 돕고 섬겨야 할 이웃은 누구인가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속에서 우리는 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우리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소망을 얻게 됩니다. 성탄절은 우리 모두에게 섬김과 사랑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고 낮아짐과 헌신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를 새롭게 발견하게 합니다. 한국 교회는 어느 때 보다도 한국 사회를 섬기고 소외되고 그늘 진 곳에 사랑의 손길을 가지고 찾아가며 풍성하게 나누고 베풀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짐을 묵상하면서 한국 교회도 낮아짐의 미덕을 배우고 실천하며 이 민족의 소망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한국 교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땅의 곤고함에 어떠한 응답을 할 수 있는가를 통해서 한국 교회는 큰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고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나라와 민족과 사회와 이웃을 향한 우리의 진실된 사랑은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보내시고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신 것이 진정으로 우리 민족을 향한 놀라운 축복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또한 성탄의 기쁜 소식을 온 누리에 전하는 사명에 더욱 더 충성하여야 합니다. 이 세상에 주신 가장 값진 선물은 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이 온 누리에 퍼질 수 있도록 우리는 이 은혜와 사랑의 놀라운 이야기를 증거해야 합니다. 우리의 정성과 사랑과 헌신과 섬김의 손길은 복음을 증거하는 강한 울림이 될 것입니다.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사람들과 함께 슬퍼하며 참된 위로와 사랑과 평화와 진리의 복음을 이 세상에 전해야 합니다. 우리 교단이 펼치는 예장300만성도운동은 복음으로 이 세상을 치유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기 위한 우리의 사명의 표현입니다.

한국 교회의 모든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 사랑의 손길을 넓게 펼칩시다. 베풀고 나눌 때 더 놀랍게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우리 모두 이 땅에서 작은 사랑의 실천자가 됩니다. 그리고 성탄의 기쁜 소식을 방방곡곡에 전하며 하나님의 구원을 전파합시다.

전국 각지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도 사랑과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희망을 가지십시오. 우리 함께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나갑시다. 한국 교회가 힘써 돕겠습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나누겠습니다.

성탄의 기쁨이 이 세상 방방곡곡에 울려 퍼져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하늘의 은혜를 충만하게 누리게 되기를 다시 한 번 축원합니다.


◆천주교주교회의 정진석 추기경

 “우리가 서로 나누고 사랑하며, 섬기고 용서하는 삶을 살 때 바로 그곳에서 아기 예수님께서 새롭게 탄생하실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鄭鎭奭) 추기경이 ‘예수 성탄 대축일’을 맞아 성탄메시지를 발표했다.

 정 추기경은 성탄메시지에서 “우리는 우리 앞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의 모습에서 인간 생명의 소중함과 존엄성을 깨닫게 된다”며 이어서 최근 우리나라의 생명경시 풍조에 대한 염려를 표했다. “인간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는 단지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대한 공격뿐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의 폭력과 비인간적인 범죄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경제만 좋아지면 우리의 모든 삶이 다 해결될 것이란 헛된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황금만능주의는 인간을 극도의 이기주의로 내몰고 세상을 갈등과 투쟁의 장으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 사회가 이기심이나 소유욕에 지배되지 않고 고통 받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으며 어떠한 생명도 소외되거나 경시되지 않는 건강하고 바람직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신형 대표회장

이천년 전 유대인들은 로마의 압제로부터 민족을 해방해 줄 투사로, 혹은 헤롯을 대신해 이스라엘을 이끌 정치 지도자로서의 메시아를 고대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온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실 구세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왕의 탄생을 알리는 환호성이나 신하들의 화려한 하례대신 그분은 조용하고 겸손한 베들레헴 시골의 한 마구간에 강림하셨고, 먼 동방의 박사와 들판에서 잠자던 목자들만이 지켜봤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고요한 탄생은 죄와 죽음으로 신음하던 세상을 평화로 휩싸 안으시는 하나님의 구원역사의 서곡이었으며, 그 탄생으로 죽음이 지배하던 온 우주에는 생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일생을 겸손하게 자기를 비우신 구세주의 삶은 물질과 권세 그리고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으로 소란스러운 이 땅 위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가르칩니다. 비상식이 부당하게 통용되고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지지 않으려는 그릇된 풍조 속에서 혹자는 물리적인 힘과 능력으로 혹은 권세로 바로잡고자 노력합니다. 혹자는 학문의 탐구와 윤리의 정립으로 이를 극복하려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방법은 결코 이 땅을 변화시키지 못하며 오히려 주위를 피폐하게 할 뿐입니다. 오히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겸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고백하며 낮은 자리를 자처하는 ‘비움과 섬김’입니다. 보잘것없어 보였던 베들레헴의 구유처럼 소외된 이웃과 상처받은 영혼을 향한 사랑은 온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 능력의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탄을 맞아 우리들은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동시에 어려워진 경제상황으로 늘어나는 빈곤층과 노숙자들 그리고 사회적 무관심 가운데 고통 받고 부당하게 억눌린 이웃들을 향해 나눔과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아와 과부를 가장 먼저 배려했던 초대교회의 성도들처럼 교회가 먼저 낮은 자리로 내려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마음을 함께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탄은 우리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그리고 가치 있는 인생임을 깨닫고 염려와 두려움을 극복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화려한 왕궁대신 소박한 구유에 누우셨던 예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성탄의 정신입니다. 배려와 나눔의 실천을 통해 기쁨과 감사를 모두가 누리는 넉넉한 성탄절이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최병남 총회장

사랑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성탄절 되기를

낮고 천한 자리에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모든 교회 위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8년 성탄절을 맞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 몰아친 금융위기를 온 몸으로 견디고 있으며,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오는 많은 기대와 비난과 요구 앞에 그 해답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고, 우리 예장총회는 보다 순전한 총회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딪치고 있는 이 모든 상황은 신뢰, 즉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줍니다. 경제위기는 신뢰의 상실에서 왔으며, 한국교회의 위기도 신뢰의 상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총회가 이런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도 바로 신뢰입니다.

신뢰의 회복만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입니다. 신뢰의 회복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용서와 용납, 타인에 대한 인정은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신뢰가 회복되면 경제위기도 끝낼 수 있고, 신뢰가 회복되면 한국 교회도 다시 부흥할 것이며, 신뢰가 회복되면 보다 나은 총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금년 성탄절을 맞으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순전한 마음으로 구유에 나신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분의 사랑을 구합시다. 그리고 그 예수님의 사랑을 마음에 담아 이웃을 돌아봅시다. 감사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차별 없는 큰 사랑만이 깊고 어두운 그늘을 거둡니다. 깊고도 크신 사랑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 탄생을 2천만 불교도와 함께 축하합니다.

큰 사랑은 저 태양과 같아서 분별함이 없으니, 뭇생명의 어두운 그늘을 찾아 그 빛을 아끼지 않습니다. 깊고도 변치 않는 사랑 또한 저 달빛과 같아서, 어김없이 만물의 그림자를 찾아 쉬지 않고 기꺼이 그 빛을 버립니다.

세간의 그늘이 깊고도 어둡다고 합니다. 탐진치 삼독(三毒)으로 얼룩진 우리들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가진 이들의 더 없는 탐욕(貪慾)은 잃어버린 이들의 참을 수 없는 분노(忿怒)를 일으키며, 그 틈새로 사견(邪見)은 갑옷을 입고 세상을 더욱 어지럽게 합니다.   

탐욕의 동굴은 용기 있게 버리고 나눔으로서, 분노의 불꽃은 다스림과 근면으로서, 사견의 칼날은 타자(他者)를 이해하는 겸허함과 사랑만이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흰 눈 내리는 아름다운 산하에, 예수님은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시 오셨습니다.

차별 없이 만물을 비추며, 수고로이 어둠을 거두는 저 일월(日月)과 같은 예수님의 박애(博愛)를 본받아, 국민 모두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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