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직후 선관위원장 이용규 목사(가운데)가 대표회장 후보 이광선(왼쪽), 엄신형 목사(오른쪽)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배 기자 |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용규 목사)는 이날 한기총 회의실에서 이전에 전례가 없던 대표회장 후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기총의 성숙한 선거 문화 정착은 실추된 기독교 위상 회복을 위한 첫번째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용규 위원장은 “한기총이 성숙한 선거 문화를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선거,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양 후보가 소견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회견장에는 선관위 이용규, 우원근 목사, 대표회장 후보 이광선, 엄신형 목사가 배석했고, 최성규 전 한기총 대표회장, 양병희 합정 증경총회장, 조성기 예장통합 사무총장 등이 참관했다.
이광선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한기총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기도와 눈물과 땀으로 헌신하고, 한국교회의 인재들과 지도자들을 모셔 위상을 새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작은교회 살리기 △사학육성특별법 제정 △NCCK와의 연합과 종교간 화합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식량 지원과 주민들의 인권 향상에 전심전력할 것을 공약했다.
그는 “미국도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하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기총도 이렇게 변화되어야 한다”면서 개혁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이 ‘개혁’에 대해 이 목사는 “아름다운 변화”라고 말했다.
엄신형 목사는 “1년 동안 대표회장을 지내면서 소신이 생겼고, 새로운 사명감을 갖게 됐다”면서 “반드시 할 수 있다는 감동을 받고 금번 출마를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단과 불순한 세력으로부터의 교회 보호 △빛과 소금의 역할에 충실 △성경에 배치되는 정책에 강력한 대응 △남북 화해와 평화 추구 △2009년도 한기총 20주년 행사 준비 등을 약속했다.
엄 목사는 두번째 대표회장 출마 이유에 대해 “내년 한기총 20주년 행사가 아니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미 이 행사를 치르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조직했다”고 밝혔다. 또 “20주년 행사를 모든 종단과 교파들이 참여하게 하고 성대하게 치러서 한기총의 위상을 드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양 후보 모두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중요시 여겼다. 하지만 접근 방법은 서로 달랐다.
이 목사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은 하지만 인권을 지적해야 하고, 또 세계복음주의 교회들과 연대하여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림으로 점차 북한의 개방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엄 목사는 “인권 문제는 전 세계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님을 앞장 세워서 감동시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때가 되어 통일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보수 교계의 반발을 산 SBS의 보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양 후보들은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이 목사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엄 목사는 ‘순교적 각오를 가진 행동’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