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130년 20억 인구가 대피하게 된 사연

기후와 에너지로 재편되는 세계- 『유엔 미래 보고서3』

 
서기 2130년. 빙하가 전부 녹아내렸다. 해수면은 75m가 상승해 20억명의 인구는 물에 잠긴 삶의 터전을 뒤로 한 채 고지로 피난길에 오른다. 90%의 종자가 소멸했고, 부글거리는 메탄가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지구 대기를 뜨겁게 달궈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 등 천재지변을 일으킨다.

우리가 살고 있는 푸른별 지구의 미래를 비관한게 아니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에서 도출된 여러 연구 결과들을 핵심적으로 요약한 『유엔 미래 보고서3』(교보문고)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 현상을 이대로 방치했을 경우 우리가 맞게 될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이다.

조금 더 가까운 미래인 2030년은 어떨까. 인류는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겪게 되고, 이 물의 안전한 확보를 둘러싸고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되고 있다.

담수(淡水)의 70%를 보유하고 있는 빙하가 점차 녹아내리면서 40억명에 가까운 사람들은 물 부족 지역에서 안전한 식수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여 년 전부터 미래의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아울러 물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다. 1990∼2002년에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기후 변화와 내전 위험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 대륙에 걸쳐 분쟁이 일어날 확률은 연구 기간 동안 온도가 섭씨 1도가 상승할 때마다 거의 50% 가까이 오른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가정과 20개의 세계 기후 모델을 분석한 것을 토대로 연구자들은 온난화에 대한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아프리카에서 물로 인한 내전이 일어날 확률이 2030년에는 1990년에 비해 55%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미래 보고서3』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40%가 250 강줄기 주변에 거주하고 있다. 그 만큼 물은 인류가 살아가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강 하류에 위치한 나라들은 상류에서 댐을 막거나 할 경우 전쟁도 불사한다. 물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이며 강의 상류에 있는 수단, 에티오피아, 우간다와 하류의 이집트도 가능성이 있다. 또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상류의 터키와 하류의 이라크, 시라아도 그렇다.

연구자들은 한결 같이 입을 모은다. 지구 온난화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탄소 배출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에너지를 사용하는 인류의 존재만으로도 지구는 충분히 더워지고 있다. 이들은 "태양열 에너지, 지열발전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세계는 공멸을 맞을 수 있다"고 주저없이 미래를 예측했다.

대체 에너지 개발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 존재만으로 지구를 덥게 하고 있는 인류의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집단적인 이기주의를 버리고,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세계 속에 인류 역시 유기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자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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