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 30분 정동 프란치스코교육관에서 5대 종단의 종교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구제역 사태에 대한 범종교인의 입장을 밝혔다. ⓒ김진한 기자 |
반생명적 축산정책의 종식을 기원하는 범종교인 긴급토론회에 이어 5개 종단(천도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불교) 19개 단체들이 8일에는 정동 프란치스코교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제역 사태를 바라보는 범종교인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구제역으로 말미암아 살처분, 생매장 당한 가축의 수가 3백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아직 상황이 안정되지 않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이 엄청난 재앙과 반생명적 현실에서 우리 종교인은 우리 사회 현실과 우리 자신의 삶과 신앙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범종교인들의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이들은 무엇보다 생명에 대한 재인식의 필요성을 요청했다. 생명은 비단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존귀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각각의 생명은 따로 존재하지 않고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다른 생명과의 관계 속에서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모든 자연계의 생명은 우리 인간의 형제요 자매"라고 했다.
아울러 구제역과 조류독감 확산에 대해 "이번 사태의 근본 해결은 예방 백신, 살처분으로 가능하지 않고 생명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 전환과 다른 생명에 대한 존중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들은 ▲짐승의 생명을 함부로 헤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했고, ▲육산산업의 근본적 변화 ▲식생활 문화의 변화를 요청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범국민 식생활 문화 개선운동을 제안했다.
이들은 특히 식생활 문화 개선운동과 관련해 "이제 우리 종교인은 (가칭)'소박한 생명의 밥상을 위한 범종교인 네트워크' 등 가능한 방식으로 서로 연대해 식생활 문화 개선운동을 공동으로 펼쳐나가고자 한다"며 "우리는 이 운동이 종교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범국민 생활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는 천주교 측에서 가톨릭환경연대, 우리신학연구소, 천주교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천주교인권위원회,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가톨릭청년연대),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천주교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 등이, 개신교 측에서 감리교 농도생협, 감리교농촌목회자협의회, 감리교농촌선교훈련원,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명농업포럼, 연구집단 카이로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한국민중신학회, 향린교회 사회부 등이, 불교 측에서 불교환경연대,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이, 그리고 천도교 한울연대, 원불교 환경연대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