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거리에 노숙자들…더 어려운 이웃들 도와

26일 내일을여는집, 노숙인들이 푼푼이 모은 성금 전달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는 듯 하다. 주위의 도움만 받고 살던 사회 내 약자들이 자신들 보다 더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 위해 비웠다.


내일을여는집이 26일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 마을을 방문해 인천의 쪽방주민, 노숙인, 독거 노인들과 그동안 푼푼이 모은 성금 63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사는 이들의 모금으로 얻은 돈인지라 그 액수는 적었지만, 그 성금이 갖는 사랑의 무게 만큼은 다른 성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 보였다.

‘어렵지만 우리도 작은 힘을 보태자’는 자발적인 모금캠페인이 시작된 것은 지난 12월초. ‘인천내일을여는집’에서 운영하는 쪽방상담소, 노숙인 쉼터, 노인 무료급식소 간사들과 주민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보내온 쌀과 김치를 나누기 위해 회의를 하면서 “그동안 도움만 받아왔지만 경기도 어려운데 우리도 뭔가 도움을 주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인천시 북성동, 인현동, 만석동에 있는 쪽방상담소,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노숙인 쉼터와 노인 무료급식소에 모금함을 두고 모금캠페인을 펼쳤다.
 
최지영 내일을여는집 간사는 “처음엔 모금이 될까 생각했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예상 외로 좋았다”며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만족했다”고 전했다.

12월초부터 시작된 모금캠페인은 24일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진행됐으며 폐지을 팔거나, 굴을 까서 생계를 잇는 사람들이 동전부터 하루 벌어온 일당의 일부로 모금을 했다. 최지영 간사는 “24일에는 교회 신도들과 내일을여는집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모금을 하고 있어, 주민들이 모금함에 모아준 63만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준모 목사(내일을여는집 상임이사)는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돕고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에 십시일반으로 모으게 되었다”며 “이분들의 작은 정성도 필요한 곳에 소중히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준모 목사와 쪽방주민, 노숙인 등이 26일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 마을을 방문해 김현경 공동모금회 사업본부장에게 그동안 모은 성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갖는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쪽방주민, 노숙인들로부터 기부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도움을 드려야 할 분들에게 기부를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보내주신 정성을 생각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돌아오는 설날, 더 어려운 지역의 쪽방주민, 노숙인을 위한 사업에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본인도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눔을 함께 해준 인천의 쪽방주민, 노숙인, 노인 무료급식소 어르신들을 ‘희망2009나눔캠페인-62일의 나눔 릴레이’ 26호 행복나누미로 선정했다. ‘62일의 나눔릴레이’는 2008년 12월1일부터 2009년 1월31일까지 62일 동안 펼쳐질 ‘희망2009나눔캠페인’ 기간 동안 매일 한 사람씩 우리사회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62명을 선정해 ‘행복 나누미’로 위촉하는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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