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 골목길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리어카, 이른바 서울은 폐지경쟁의 시대다.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 종일 새벽부터 모아 팔아야 만 원 조금 넘는다고 하니 아마도 그 정도가 평균치가 아닐까 싶다.
서민들의 삶이 퍽퍽하다.이런 퍽퍽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 중에 그리스도인도 있을 터이고, 그들은 십일조며 감사헌금이며 정성껏 과부의 헌금을 준비하여 주일마다 바칠 것이다.
목회자들은 그들의 헌금, 과부의 헌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일반 사람들과 달리 씀씀이가 달라야 할 것이다. 지교회 담임목사는 물론이요, 기관장이나 기관목사, 부교역자 할 것 없이 교인의 헌금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누구보다도 경제생활에 있어 청렴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경제정의를 생각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과부의 헌금 두 렙돈이 떠오른다. 아마도 헌금에 대한 설교의 고전이 아닐까 싶은데, 문제는 어떻게 헌금을 드려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만 할 뿐, 그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교인들 역시도 자신들의 헌금을 드리는데만 열중할 뿐, 그 헌금이 사용되는 곳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다.
얼마전, 어느 대형교회 목사의 일년 사례비와 판공비 등이 6억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목사는 여집사와의 구설수 문제로 최근에 사임을 했는데, 그 사임을 하는데 일정 역할을 한 교인은 기고글에서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었다'며, '당연히 좋은 일에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단다. 그런데, 막상 그 내역을 살펴보니 너무도 비정상적인 것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폐지와 리어카와 헌금과 목사와, 전혀 어울릴적 같지 않은 단어들이 절묘하게 만나는 순간이 있을 터이고, 그것이 궂이 폐지와 리어카가 아닌 다른 것이 연결된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 바쳐진 헌금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과연, 우리 한국교회에서 이 기본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그것은 솔직히 의문이다. 우리 교회, 우리 기장공동체부터 이런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런 실천의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기관장의 판공비를 공개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리고 점차 영역을 넓혀가서 담임목사의 판공비까지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그리하여 교인이 자신들의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자부심을 갖도록 하면 더 많은 감사의 예물이 드려지지 않을까 싶다
글: 김민수 목사(제주노회,기장 총회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