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선-길자연 목사로 인해 양분된 한기총의 분쟁사태에 같은 교계 연합기구로 한국교회의 진보 진영을 대표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분쟁사태에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되 기존에 해왔던 연합활동은 사무실을 지키는 쪽과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NCCK 홍보국 김창현 목사는 이광선 목사로부터 대표회장 행세를 하고 있는 길자연 목사와 관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받은 것을 확인한 뒤 "이광선 목사로부터 공문이 온 것을 받았으나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NCCK는 한기총 분쟁사태에 어떤 입장인가"라고 묻는 질문에는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발표한 바 없고, 발표하지 않겠다"면서도 "기존에 해오던 연합활동은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길자연 목사와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총이 분쟁사태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합활동을 계속 해야 하는 이유로 또 다른 NCCK 관계자는 "올해 NCCK와 한기총이 공동으로 드리는 부활절 연합예배 등 함께 추진해 온 공동 사업이 있기에 행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길 목사측과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기총 분열사태를 전후로 ‘경제정의’ ‘사회정의’ 등과 더불어 ‘교회정의’도 NCCK의 선교과제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엔 "한기총의 분쟁사태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한기총 내홍과 관련,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 양측은 교계 원로들의 중재로 18일 다시금 대화를 시도했으나 결렬됐다.
팔레스호텔에서 만난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길자연 목사측은 이광선 목사측에 요구조건을 물었고, 이광선 목사측이 "길자연 목사의 퇴진"이라고 답하자 "우리는 법적으로 갈 것"이라며 자리를 떠났다. 이에 따라 이광선 목사측이 길자연 목사측을 상대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양측의 지리한 법적 공방전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