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3.1운동 남북교회 공동예배…일본의 제국주의화 우려

3.1운동 92주년 기념 남북교회 공동선언문 발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화해·통일위원회는 3.1 독립운동 92주년을 기념하는 ‘남·북 공동 기념예배’를 27일 오후 4시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었다.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3.1운동 92주년 기념 남북 공동 기념예배 전경. ⓒ이지수 기자

이번 예배는 지난 12일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하 조그련)이 제안하고 NCCK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같은 날 조그련도 평양 봉수교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배 설교는 NCCK 김기택 화해·통일위원장이 맡았다. 그는 “최근 남북 대립이 심해지고 군사적 불안까지 야기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남의 NCCK와 북의 조그련이 마음을 합쳐 92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고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것은, 하나 되는 기쁨을 온 민족과 함께 누리고 싶은 열망에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설교 제목은 ‘하나 되는 기쁨’, 설교 본문은 시편 133편 1절~3절이었다. (‘이다지도 좋을까 이렇게 즐거울까 형제들 모두 모여 한 데 사는 일…’)

그는 3.1 운동에 대해 “이 운동이 일어나고 바로 독립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이후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되어서 1945년 광복의 기쁨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때 온 겨레가 하나 되어 누렸던 감격은 오히려 해방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며 “일제 침략의 고통보다 분단의 고통이 더 아프다”고 말하고, “오늘 이 예배를 통하여 한반도의 막힌 담을 헐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교류 협력의 새 시대를 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얼마 전 NCCK 회장에 취임한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영상으로 축사했다. 그는 “NCCK와 조그련이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은 그 자체로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이 예배가 남북의 막힌 담을 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대북 지원을 강조하며 “혹한과 식량난으로 어려움 속에 있는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 한국교회 전체가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기념사를 전한 차선각 목사(한국 YMCA 전국연맹 이사)는 “남북의 크리스천들이 3.1절을 기념하여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은 처음 있는 소중한 일”이라며 의미 부여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전쟁을 걱정할 지경까지 이른 오늘에 있어 이번 예배는 협력 분위기 조성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예배 인도는 나핵집 목사(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가, 기도는 탁미라 목사(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가, 특별찬양은 향린교회 국악찬양단이, 경과보고는 김영일 목사(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가, 인사말은 김영주 NCCK 총무가 맡았다.

앞서 NCCK와 조그련은 ‘3.1운동 92주년 기념 남·북 교회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92년 전 3·1운동이 아시아 전체의 식민지 백성들에게 자유와 독립에 대한 의지를 확산시킨 역사적 사건임을 재차 확인했으며 당시 침략세력이었던 오늘날 일본의 제국주의화를 우려했다.

특히, 일본 정부를 향해 ▲지난 해 일본 해군 이지스함이 부산항에 입항한 일과 최근 일본 간 나오토 총리가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또 ▲일본 정부는 과거의 죄를 참회하고 일본 평화헌법 9호를 수호하고 야스쿠니 참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일본군 위안부들과 강제 징용자들에게 합법적인 배상을 하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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