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
요즘 한국교계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가 돈을 써서 부정하게 진행된 일로 인해서, 그동안 또는 지금도 교단의 총회장이나 감독이나, 또는 노회장이나 교단 총무가 부정하게 돈을 써서 당선되었다는 양심선언이 쏟아지고 있다. 돈을 주고(써서) 교계의 성역의 자리를 얻는다는 것은 시몬이 원했던 일이며 남몰래 돈을 주고받고 하는 일은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요술과 같은 것이어서, 부정하게 돈을 주고받고 하는 교계의 선거는 시몬을 모방하는 일이다. 교계의 그러한 ‘장’ 자리는 일종의 성역인데 그것을 돈으로 사는 사람은 예수의 제자나 베드로의 후계자의 자격이 상실된 사람들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이끄는 교회는 영력이 없어서 속화되어가기 마련이다.
시몬의 후예들은 과거에도 있었다. 중세 로마가톨릭교회가 번영했을 때 교황과 대주교들은 돈을 받고 성직을 파고 또 돈을 주고 성직을 사서 부자가 되어 호화주택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그래서 성직매매란 말을 시모니(Simony)라고 하는데 시몬의 이름에서 생긴 말이다. 이렇게 돈으로 성직을 사고파는 요술행위를 하면서도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 자칭하고 있던 그들을 마틴 루터는 적그리스도라고 단죄하였다. 예수는 돈이 없어서 고기 뱃속에서 돈을 얻어 성전세를 납부했는데 교황들과 대감독들은 돈방석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돈의 요술, 돈의 힘은 야고보가 말한 대로 일만 악의 뿌리이다.
초대교회의 한 문서 「12사도의 교훈」에는 돈의 욕심을 가진 목회자나 전도자는 거짓 선지자로서 배척을 받는다고 되어 있다. 어떤 지방 순회 전도자가 한 교회에 가서 주일날 봉사하고는 곧 다른 교회로 가는데 꼭 필요한 돈(노자)만 받아 가야 하는데 만일 더 많은 돈을 청구하거나 얻어 가는 사람은 거짓 선지자로 낙인 찍혔다.
목사의 영성은 청빈과 순결과 무욕에서 생기는 것인데, 교계의 장 자리를 큰 명예나 영화나 권세를 누리는 곳으로 착각하고 돈이나 작당을 통한 선거술수를 부리는 것은 시몬이 일삼던 요술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