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독교대학교가 훼불사건에 사과한 점을 문제삼아 손원영 교수를 파면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동료 목회자 및 성직자들이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 김학철 교수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원영 교수를 지지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연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개설 취지에 대해 "손 교수의 파면은 잘못을 저지른 한 기독교인의 행동을 동료 기독교인으로서 책임지려 한 데에서 비롯됐다"며 "우리는 동료 신학자와 목회자로서 손 교수님의 파면에 큰 고통과 연대감을 동시에 느낀다. 복음을 증언하고 시민 정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오는 26일까지 연서명을 받아 여러 언론매체에 연서명과 그 취지를 담은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김 교수는 "매우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나 이 성명서는 목회자와 신학자들의 성명이라 그 뜻을 다 담지 못한다. 다른 형태로 손 교수님의 파면에 대응하는 길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는 뜻을 전해왔다.
24일 자정 기준 224명의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연서명에 이름을 올렸다. 아래는 김 교수가 낸 성명서 전문이다.
손원영 교수를 지지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와 그에 근거한 신학에 의거하여 손원영 교수의 신학과 실천을 지지하며, 서울기독대학교의 이사회가 손 교수의 파면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
성서와 복음에 근거한 신학자
손 교수 파면의 근거로 그가 해방주의 신학과 수정주의 신학과 자유주의 신학을 추종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또한 그 신학들은 서울기독대학교의 신학과 충돌한다고 한다. 이에 손 교수는 자신이 위에서 열거한 신학의 맹목적 추종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목회자이자 신학자인 우리는 그의 책과 논문을 토대로 그의 해명이 신학적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그는 성서가 가르치는 대로 고통 받는 약자에 대한 사랑을 가르치고, 복음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적실하게 해석하고, 경직된 신학적 언어에 생기를 불어넣는 뛰어난 신학자, 특출한 기독교교육학자다. 이러한 그의 신학이 스톤·캠벨 운동을 지향하는 신학과 충돌할 이유가 없다. 도리어 그의 신학은 성서로 돌아가고,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환원 운동의 전통에 입각한 신학이다.
신뢰받는 기독교 선교를 실천한 신학자
비기독교인들은 기독교와 그간의 선교가 독선적이고 배타적이며 공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기독교인들의 근본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선교는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점차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신망이 무너져온 것이 사실이다. 파면을 촉발시킨 것으로 알려진 개운사 불당 모금은 우상숭배 행위가 아니라 도리어 기독교의 사회적 신망을 높인 선교 행위다. 많은 비기독교인들은 손 교수의 모금 활동을 통해 기독교에 대한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이 호감을 보인 이유는 명확하다. 기독교인들이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연대 의식을 갖고 책임 있게 행동하려고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비기독교인들은 다른 이들의 죄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헌법 정신과 시민 상식
기독교는 오늘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가진 종교가 되었지만, 우리나라의 국교는 기독교가 아니며 도리어 우리의 긴 역사를 돌아볼 때 기독교는 근래에 이 땅에 온 외래 종교다. 우리는 겸손을 잃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이웃을 섬겨야 한다. 또한 이 땅의 헌법 정신과 시민 상식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손 교수의 성실 의무 불이행을 지적하면서 열거한 항목에는 위의 정신과 상식을 볼 때 부적절하다고 지적할 만한 것이 있다. 성실 의무는
헌법과 시민 상식에 준할 때만 유의미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 우리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서울기독교대학 측 및 손원영 교수와 함께 이 기도를 드리기를 원한다. 지난 약 20년 동안 손원영 교수는 여러 보직을 통해 성심성의껏 서울기독대학교를 섬겼다. 이번 일이 서울기독대학교와 손 교수가 모두 복음 안에서 하나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한다.
손원영 교수를 지지하는 목회자와 신학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