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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1절 100주년 먹칠한 전광훈 목사
1일 극우 집회에서 뉴라이트 역사관 설파....개신교 대표할 자격 있나

입력 Mar 04, 2019 01:56 PM KST

Chong
(Photo : Ⓒ CBS)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지난 1일 극우집회에서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을 통해 1948년 8월 15일 건국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목사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건국을 부정하고 있다. 이런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 미쳤다, 미쳤어. 문재인이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임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1일 '문재인 탄핵 3.1절 범국민대회'에서 한 말이다. 전 목사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전 목사는 목회자로서 깊이 있는 영성 보다 '막말'로 더 유명세를 탄 사람이다. 그러나 3.1절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 그가 한 발언 수위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치 셌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의 역사인식이다. 전 목사는 이렇게 외쳤다.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을 통해 1948년 8월 15일 건국됐다. 이거 외에 딴소리 하는 X들은 대한민국에서 살 자격 없다."

전 목사의 주장은 일제 식민통치를 근대화로 보고, 이를 토대로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졌다는 '뉴라이트' 역사관과 맞닿아 있다.

1948년을 건국으로 보는 역사관은 새삼스럽지 않다. 특히 박근혜 전 정권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이 같은 시각을 기정사실화하려 했다.

그도 그럴것이, 뉴라이트 역사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일 국교정상화 대가로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산업화를 이룬 걸 미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무어나면 1948년을 건국으로 보는 시각은 이승만 스스로 부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쟁이 한창이던 2015년 11월 명동 향린교회에서 열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시국기도회'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1948년 8월 15일이 정부수립이냐 대한민국 수립이냐는 논란은 역사학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민감한 쟁점이다. 그해 5월 10일 선거가 치러졌고, 5월 31일엔 국회가 열렸다. 국회의장은 이승만이었다. 이승만은 '우리는 기미 혁명 3.1운동으로 세운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말을 했다."

"이승만은 '1945년 연합국에 의해 해방되고 그 덕에 1948년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말하면 역사에 창피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일제의 강포한 지배하에 있을 적에 그걸 뚫고 삼일 민주혁명 일으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이게 자랑스럽지 않느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승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이 정도 역사의식 가졌으면 좋겠는데 이를 전혀 말하지 않는다."

이승만도 건국절을 부정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은 이승만을 국부로 치켜세운다. 전광훈 목사 역시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장로님 대통령을 통하여 건국된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추앙하는 이승만은 1919년 3.1운동을 대한민국의 시작으로 보고 있었다. 뉴라이트와 전 목사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지점이다. 이들은 왜 이런 사실을 애써 부정하려 할까?

요사이 전 목사의 말이 점점 거칠어지는 양상이다. 워낙 막말로 유명세를 쌓은 사람이라 그렇겠거니 넘어갈 수도 있겠다.

그러나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에 일제 강점기를 공공연히 미화하는 역사인식을 드러낸 점은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지난 해 11월 전 목사는 기자에게 "개신교 130년 역사에서 기독자유당 만큼 지지 받은 의제나 프로젝트가 있으면 말해 보라"며 자신이 개신교 대표자임을 강조한 바 있었다.

전 목사와 그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이 정말 대표성이 있는지는 따져보아야 할 문제다. 그러나 전 목사가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면, 속히 우리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할 것이다.

개신교를 대표한다는 목회자가 어찌 일제 강점기를 미화하고, 군사 독재 하에서 이뤄진 산업화를 정당화하는 역사관을 설파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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