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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로버트 뱅크스
정승환 목사의 책 이야기(2)

입력 Sep 14, 2019 08:39 PM KST

1세기 교회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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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IVP)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IVP) 겉 표지

21세기를 맞이하면서부터 한국교회는 화려한 양적 성장 뒤에 가려져 있던 어두움들을 직면하기 시작했다. 성장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어두움들이었다. 이때부터 한국교회 안에 새로운 갈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성장하는 교회이기 이전에 건강한 교회에 대한 갈망이었다.

그렇다면 교회의 건강함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성경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요청하는 공동체의 모습이 건강한 교회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통해 이루시고자 했던 공동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이루시고자 했던 공동체다. 바로 하나님 나라다.

이 땅의 공동체들은 저마다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하나님 나라에 근접한 공동체를 이루었으리라 짐작되는 공동체가 있다. 초대교회 공동체다. 사도행전에는 초대교회의 모습이 드러나 있는데, 그곳에 묘사된 모습을 보면, 하나님 나라에 꽤나 근접한 공동체의 모습을 형성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들에겐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직접 경험했던 사도들의 소리가 살아있었고, 성령의 강력한 임재로 인한 삶의 변화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구호가 오늘을 살고 있는 교회에게 들려지기도 한다.

우리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하는가? 그들의 시대와 우리의 시대는 이천년의 간격을 두고 있다. 모든 환경이 변한 시대에서 초대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들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하다. 시대와 환경은 변했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이 추구해야 하는 하나님 나라에 속한 가치들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는 로버트 뱅크스의 1세기 교회 탐방기다. 저자는 20세기의 사람으로서, 이 책이 초대교회의 역사적 모습을 정확하게 재현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초대교회에 대한 여러 문헌과 고고학적 자료들을 통해 1세기 초대교회들이 중요시 여겼던 가치들을 발견했고, 이를 이야기 형식으로 재구성해서 우리에게 제공해주려고 노력한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교회 속에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는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길 원하는 교회들이 품어보길 원하는 가치들을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한다. 그것들은 우리가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무언가가 아니다. 우리에게 늘 들려지던 가치들이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하나님을 향한 사랑에 기반 한 서로 사랑이다.

책의 주인공은 푸블리우스다. 푸블리우스의 1세기 교회 방문기다. 그는 교회를 방문하여 무엇을 경험했을까?

교회를 방문하게 된 푸블리우스는 교회 사람들의 삶의 기초에 신앙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삶의 변화는 예수님에 대한 신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신앙은 하나님과 그가 형성하고자 했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앎을 가져다주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해주었다.

푸블리우스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성만찬을 통해서 복음을 마주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져 있었다. 당시 로마의 신들은 사람들에게 제물을 요구했지만, 예수님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셨다.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주셨고, 우리도 사랑의 사귐과 섬김을 통해 그러한 예수님을 현재적으로 경험하며 살기를 요청했다.

푸블리우스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의 삶을 마주했다. 그들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에 기반하여 서로 사랑을 현실의 삶에서 실현하고자 분투했다. 처음 방문한 자를 향한 환대, 믿음의 가족들을 향한 따뜻함, 성별과 나이, 사회적 위치를 떠나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삶의 태도 등을 마주했다. 현안에 대해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토론하는 모습과 이 모든 과정 속에 성령님이 주시는 지혜를 의지하며 서로의 삶에 유익이 되는 길을 권면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마주했다. 무언가 더 가진 사람일수록 약한 자를 섬기는 모습을 마주했다. 푸블리우스는 차별과 지배가 만연한 로마 사회와 다른 하나님의 나라의 삶을 마주했다.

그는 교회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자신을 내어주시며 섬기시는 예수님, 예수님을 따라 차별 없이 사람을 존중하고 섬기는 사람들, 지혜로운 섬김을 위해 성령을 의지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는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맛보았다.

멀어도 가야할 길

세상에서 교회를 개혁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마음 한구석이 허탈해진다. 실상 교회의 비전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이를 세상 속에 전시하여 세상을 개혁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비전을 멀어보이게 만드는 현실의 장애물들로 인해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마음의 애통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비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초대교회라고 문제가 없었을까. 그들도 문제가 있었음은 서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역사 속에 문제가 없는 교회는 없었다. 그러나 역사 속에 하나님 나라에 기여하는 교회와 그렇지 못한 교회는 있었다. 하나님 나라의 역사 속에 기여했던 교회는 이런 저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붙잡고, 문제를 해결하며 나아가려고 분투했던 교회였다. 참된 은총이 있는 곳엔 분투함이 있다.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는 이상적인 그림이다. 오늘의 현실과 책이 보여주는 이상의 간격을 보며 좌절할 이유는 없다. 이상은 늘 우리를 깨우는 소리가 된다. 이에 참된 은총이 필요하다. 은총은 작은 인간에게 복음에 대한 선명한 앎, 예수님을 따르려는 결단, 다양한 삶의 현실에서 길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도 수많은 낙심거리에 지치더라도, 멀어 보이더라도 계속 가보겠다는 의지를 굳건하게 해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분투함을 창조하는 참된 은총이 필요하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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