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종청소’ 무세베니가 하나님의 사람?

일부 기독교인, 반동성애법 근거로 무세베니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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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화면 캡처)
▲온라인상에서 몇몇 기독교인들이 ‘인종청소’로 악명 높은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을 찬양하는 사진을 올려놓고 관련 기사를 퍼 날라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그가 지난 해 2월 서명한 반동성애법 때문이다. 당시 무세베니 대통령은 동성애로 적발된 초범에게 최고 14년의 징역형을, 그리고 상습적인 동성애나 청소년 또는 장애인을 상대로 한 동성애에는 종신형까지 가능하게 한 반동성애법에 서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해당 법안 서명 시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압력을 가했으나 무세베니는 "우간다 국민들을 살리는 길은 미국의 원조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라며 맞섰다. 무세베니는 독실한 기독교(성공회) 신자로 알려져 있다.

무세베니의 반동성애법은 지난 6월28일(일) 오후 서울 대한문 광장에서 열린 '동성애 조장 중단 촉구 교단 연합 예배 및 국민대회'에서 중요하게 언급됐다. 이날 설교를 맡은 예장백석 전 총회장 최낙중 목사는 "당시 무세베니 대통령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만일 반동성애법을 제정하면 연 4억 달러씩 하던 원조를 끊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도 동성애 금지법을 통과시켰다"며 무세베니를 치켜세웠다. 한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타임라인엔 무세베니의 사진을 올려놓고 칭송하는 게시물이 다수 눈에 띠었다.

묘하게도 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정상이기도 했다. 그는 2013년 5월 한국을 방문해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선친의 업적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저는 당시 학생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을 볼 수 있었다"며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발전 모델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무세베니는 30년에 이르는 장기집권, 그리고 '인종청소'로 국제사회에서 악명이 높다. 이미 지난 2006년 국제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지는 그가 반대세력인 아콜리 족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특히 무세베니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 반응자와 에이즈 환자로 판명된 정부군 병사들을 아콜리 족 여성들을 조직적으로 몰살시키는 데 동원해 공분을 샀다.

기독교인들이 무세베니를 치켜세우는데 대해 여론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제자도연구소 황정현 목사는 자신의 SNS 계정에 "무세베니가 누군 줄 알고 기사를 공유하는가? 반동성애법 주장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가? 이슬람국가(IS)처럼 동성애자를 건물에서 떨어뜨려 죽이자는 건가?"하며 개탄해 했다.

ID가 'Jose** ***'인 페이스북 이용자는 "요즘 우간다 대통령을 찬양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것이 우리나라 기독교의 현실인가 하는 한숨밖에 나오지를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무세베니의 장기독재와 인종청소 사례를 열거하면서 "정말 이런 대통령을 원하는가? (중략) 왜 성경에 3번 정도 언급되는 동성애법에 목을 매고 수없이 반복되는 폭력, 압제, 착취, 권력남용, '정의와 공의'를 깨뜨리고 약자에 폭력을 가하는 사회에 대해서는 침묵하는지 알고도 남겠다"며 기독교인들의 몰지각한 행동에 일침을 가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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