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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칼럼] 정신질환의 치유와 씨알정신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 목사

입력 Jul 16, 2012 04:03 PM KST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은 평생 한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했고 6명 중 1명은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최근 1년간 자살시도자만 10만 8천 명에 이른다. 대한민국은 정신질환공화국이라고 할 만 하다.

왜 그럴까? 일자리는 없고 먹기 살기는 팍팍한데 우리 사회에는 욕심과 허영, 사치와 향락이 넘쳐난다. 먹고 살기 팍팍한 사람의 마음을 욕심과 허영으로 채우면 정신분열에 빠지기 쉽다.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고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도 일에 밀리고, 삶에 쫓기면서 힘 있고 높은 사람에게 치이고 눌리다 보면 마음이 곤고하게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남에게 치이고 눌리기 싫어서 먼저 남을 누르고 밟고 차며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각박하고 삭막하고 여유 없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인정이 졸아 들어, 너그러운 맘씨를 만나기 어렵다. 우리 가슴이 아스팔트, 시멘트로 채워져 흙냄새를 맡지 못한지 오래다. 아스팔트길과 시멘트 벽 속에서 컴퓨터와 인터넷 속에서 자연생명세계와 단절된 삶을 산다. 자연생명세계는 인간 삶의 바탕이고 고향이다. 뿌리를 잃은 삶은 불안하고 거칠고 메마르다. 흙을 떠난 삶이 온전할 수 없다. 뿌리를 잃은 삶이 정신질환에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오늘 우리 사회에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도 많고 정신질환에 걸릴 사람도 많다. 정신질환에 걸리면 자존감을 잃고 남의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잃는다. 자신 안에서 기쁨의 샘이 마르고 남의 기쁨을 함께 기뻐할 수 없고 남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함께 아파할 수 없다. 정신질환을 치유하려면 먼저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자존감을 지닌 사람만이 남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정신질환을 치유하는 길은 우리의 몸과 맘에 자연생명세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맘에 자연생명세계를 회복하는 길은 우리의 몸과 맘 속에서 생명의 씨알이 싹트고 꽃 피고 열매 맺게 하는 것이다. 씨알정신은 몸과 맘과 얼이 씨알임을 깨닫고 몸과 맘과 얼에 씨알을 두고 씨알을 싹트게 하며 살자는 것이다. 몸과 맘 속에 씨알을 심어놓고 그 씨알이 싹트고 자라게 하는 사람은 결코 정신질환에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속에 씨알을 품고 사는 사람은 마지막에 후회 없이 죽을 수 있다. 자기 속에 씨알이 싹트고 있음을 느끼는 사람은 어리석고 충동적인 말과 행동을 하려다가도 자제하고 멈출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 남의 몸과 맘에서 생명의 씨알, 이성과 영성의 씨알이 싹트고 있음을 믿고 사는 사람은 남을 사랑하고 섬기며 남과 더불어 사는 지혜와 힘을 익히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씨알로 사는 사람은 저도 모르게 저와 남을 씨알누리로 이끌고 새 세상, 새 문명을 지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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