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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흑역사는 오늘에 이어진다
12.12. 주역 샥스핀 만찬에 등장한 김장환 원로목사

입력 Dec 13, 2019 01:23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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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중앙일보)
▲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가 12일 12.12. 주역의 만찬장에 참석한 장면이 포착되면서 비판이 들끓고 있다. 마침 이날은 12.12 40주년이었다.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경찰에 출석해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엔 전두환 씨 등이 강남 모처에 모여 고급 만찬을 즐긴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두 사건은 개신교계로선 빅 뉴스일 수밖에 없다. 경찰 출석을 4차례나 거부했던 전 목사가 스스로 경찰을 찾은 점이 특히 그렇다.

반면 전 씨의 만찬은 별반 교계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12일은 12.12 40주년을 맞는, 당시 주역들에겐 뜻 깊은 날이다. 이날을 기리기라도 하듯 전두환·이순자 부부외에 최세창 당시 당시 3공수여단장, 정호용 당시 50보병사단장 등 신군부 ‘올드보이'들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의외의 인물이 포착됐다. 바로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다. 김 목사는 보수 정권과 인연이 각별하다. 보수 정권과의 인연은 박정희 정권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공교롭게도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씨가 탄핵으로 궁지에 몰리자 민심을 듣겠다며 불러들인 이도 김 목사였다.

전두환 씨와의 인연도 깊다. 김 목사의 일대기를 다룬 <그를 만나면 마음에 평안이 온다>에선 김 목사와 전 씨의 인연이 소개돼 있다. (이 책 출판기념회에 전 씨도 참석했다)

이 책에 따르면 김 목사는 전 씨가 차지철 청와대 경호실장 휘하에서 차장보로 있을 때 교분을 맺었다고 한다.

고 박정희 대통령 시해 이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은 권력의 전면에 등장한다. 그리고 12.12. 사태를 일으켜 군권을 장악했고, 이를 발판으로 최고 권력까지 집어 삼켰다.

잠시 그 시절 역사를 되짚어보자. 고 박 대통령의 통치 기반은 군부였고,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에도 권력은 군을 떠나지 않았다.

따라서 관건은 누가 군을 장악하느냐였는데, 이 답은 40년 전 12월 12일 분명해졌다. 신군부 세력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하면서 군권을 장악했고, 전두환은 명실상부한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전두환에겐 다음 수순은 청와대 입성이었다.

12.12. 이후 전 씨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설치하고 권력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김 목사는 국보위 상임위원장이던 전 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들였다. 앞서 언급한 김 목사의 전기는 당시의 만남을 이렇게 적고 있다.

"5월 초 신록이 물들기 시작할 무렵 김장환 목사의 인계동 집 정원에서 전두환 위원장은 실로 오랜만에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보안사 요원들이 집을 빙 둘러싸고 있어 바깥 분위기는 긴장이 감돌았지만 식사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1980년 5월은 신군부의 권력 찬탈이 본격적으로 자행되던 시기였다. 광주5.18민주항쟁은 비극의 정점이었다. 그 시기 김 목사와 전 씨는 보안사 요원들의 철통 경호를 받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전 씨는 광주황쟁과 관련해 김 목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김 목사는 '무법천지'라는 답변만 남긴 채 침묵했다.

개신교는 전두환의 부장 과정에서 실로 부끄러운 흑역사를 남겼다. 1980년 8월 한경직, 정진경, 김준곤 목사 등이 서울 시내 유명호텔에서 전두환 당시 국보위 상임위원장을 불러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조찬 기도회>를 열고 그를 축복한 일이 대표적이다.

김장환 목사와의 유착도 무시할 수 없는 흑역사다. 이런 전력을 가진 김 목사가 12.12. 40주년을 맞는 만찬장에 나타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만찬 영상을 보면 전 씨는 여전히 '각하'였다. 김 목사도 전 씨를 각하라 칭하며 깍듯이 대했다. 부끄러운 흑역사가 여전히 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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