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기장·NCCK, “생명안전 위해 예배 제한해야”
19일 차례로 목회서신, 논평 내고 예배 자제 호소

입력 Mar 20, 2020 02:40 PM KST

십자가

(Photo : ⓒ 지유석 기자 )
▲당신은 십자가를 들고 다닐 것인가 지고 갈 것인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육순종 총회장)는 19일 목회서신을 통해 온라인 예배를 권고했다.

기장은 육순종 총회장 이름으로 낸 목회서신에서 "주일예배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각급 학교 개학 때까지, 가정예배나 온라인 영상예배로 드려주시기 바란다"며 "예배 재개 여부와 시점은 개교회의 자율적 결정에 달려 있다. 지역사회와 깊이 소통하며 책임 있는 결정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멈추어 선 시간, 각자의 삶의 자리가 예배의 자리임을 확인하며,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잉태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최형묵 위원장)도 다음 달 12일 부활절까지 생명 안전을 위해 스스로 예배 자유를 제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정평위는 19일자 논평에서 "각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한국교회가 자율적으로 감염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신앙공동체라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의 생명의 안전을 위하여 스스로를 제한하는 자유를 책임 있게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같이 호소했다.

정평위는 "신앙의 자유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이라면서도 "신앙의 자유를 표현하는 방식으로서 종교행위의 자유는 그것이 생명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충분히 재고될 수 있다. 교회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들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사명을 철저하게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선 "종교영역에서 이 같은 법을 수행할 권한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시종일관 명령 대신 대화와 협력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기장 목회서신과 NCCK 정평위 논평을 차례로 싣는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서신 3]

사랑하는 기장공동체 가족 여러분, 주님의 평화와 은총이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코로나 19 상황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같지만, 안심할 상황이 아닙니다. 새로운 상황으로 전개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수도권 지역감염의 원인이 교회가 되면서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습니다. 교회들의 자율적 예배형태 전환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교회가 과연 공공의 이익과 사회 안전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곳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주중에 각 급 학교의 개학을 4월로 연기하는 것으로 발표가 났고, 교회의 대응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교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비등하고 교회현장의 어려움 역시 가중되는 시점에, 총회는 아래와 같이 안내 합니다.

1. 주일예배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각급 학교 개학 때까지, 가정예배나 온라인 영상예배로 드려주시기 바랍니다.
2. 그러나 예배 재개 여부와 시점은 개교회의 자율적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깊이 소통하며 책임 있는 결정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3. 결정된 예배의 방식은 지난 목회서신이 안내한 방식에 따라 드려주시기 바랍니다.
4. 모이는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미자립교회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특별구호헌금이 피해현장을 돕는 일과 더불어 이 일을 위해 쓰여 질 것입니다. 고통분담의 따뜻한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5. 총회 홈페이지 ‘코로나19 대응상황실'의 안내와 공지사항을 수시로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에게 어렵고 힘든 상황입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위축되어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사랑과 연대가 절실할 때입니다. 새로운 희망의 조짐도 보입니다. 세계가 코로나 19 상황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투명성, 공동체의식, 탁월한 의료기술에 대해서 칭찬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 유행병) 이후 한국사회의 미래가 어둡지 않은 이유입니다.

한국교회는 혹독한 연단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향후 교회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그러나 멈추어 선 시간, 각자의 삶의 자리가 예배의 자리임을 확인하며,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잉태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는 여전히 세상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이 위기를 통해 주께서 보여 주시는 새로운 이정표를 따르기로 다짐하는 우리의 앞길 위에 하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2020. 3. 19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육순종

NCCK 정평위 논평]코로나19 위기상황 속에서 교회와 행정당국의 상호이해를 촉구한다

한국교회는 지금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하며 온 국민과 더불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유감스럽게도 최근 몇몇 교회들이 ‘모이는 교회'의 예배만을 중시한 나머지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을 초래하여, 생명의 안전을 해칠 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회적 신뢰를 추락시키는 일들이 일어났다. 이 일로 해당 교회들은 지방자치단체들의 행정명령 조치 대상이 되었다. 우리는 많은 교회들이 솔선수범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세계적으로 방역의 본을 보이고 있는 정부와 방역 담당자들과 온 국민 앞에 깊이 사과드린다.

신앙의 자유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이다. 하지만 신앙의 자유를 표현하는 방식으로서 종교행위의 자유는 그것이 생명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충분히 재고될 수 있다. 교회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들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사명을 철저하게 감당해야 한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 위기 상황 속에서 ‘모이는 교회'의 예배가 감염확산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된다면, 이는 우리의 신앙이 지니는 공적 증언을 약화시키는 행위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종교행위의 자유도 국민의 생명의 안전을 위해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의 정신과, 방역을 위해 집회의 제한이나 금지를 명할 수 있다는 감염병 예방법의 근본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 정부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종교영역에서 이 같은 법을 수행할 권한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시종일관 명령 대신 대화와 협력을 우선시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상황의 극복은 전 국민의 공동과제이다. 교회와 방역당국이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공동의 선을 이루기 위한 합의를 도출해 가시기 바란다.

대부분의 한국교회들이 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공적으로 천명하며 코로나19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온라인 예배와 가정예배와 안전예배의 모델들을 개발하고 실천해 왔다. 한국교회는 지금부터 4월 12일 부활절에 이르는 기간까지 다시 한 번 생명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자유를 제한하는 겸허하고 슬기로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각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한국교회가 자율적으로 감염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신앙공동체라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의 생명의 안전을 위하여 스스로를 제한하는 자유를 책임 있게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교회지도자들과 지방자치단체 지도자들 사이에 합의된 안전예배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권고한다. 또한 모이는 예배를 드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에 대해서는 온 교회가 한 몸을 이룬 지체로서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발휘하여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2020년 3월 1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 원 장 최 형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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