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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교회 목사의 6년 싸움, 관할 지자체는 ‘모르쇠’
서산시청과 씨름 중인 충남 서산 참된교회 김경호 목사

입력 May 11, 2020 05:06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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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서산시청, 그리고 관련 업체와 6년째 싸움을 벌이고 있는 충남 서산 참된교회 김경호 목사.

조그만 시골교회를 담임하는 목사가 관할 지자체, 그리고 업체와 6년째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는 원론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충남 서산시 웅소성리에 위치한 참된교회는 신도 20여 명 규모의 전형적인 시골교회다. 담임목사인 김경호 목사는 2008년 1월부터 목회를 시작했다.

그러다 2013년 6월 교회 바로 건너편에 ㄱ기업 콘크리트 제조 공장이 들어섰다. 김 목사는 이때부터 공장에서 나오는 굉음, 그리고 공장에서 날아오는 분진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또 공장이 들어선 이후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김 목사는 주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ㄱ기업 공장은 태성산 정상을 깎아 부지를 조성했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이미 다른 곳에 농공부지가 있었고, 태성산의 경우 인근엔 토성과 마한 54부족 관련 유적이 산재해 있다"며 "이는 '토지의 경사도, 수목의 상태, 물의 배수, 하천·호소·습지의 배수 등 주변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규정한 국토계획 및 이용법 58조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산시청은 허가를 내줬다. 이때부터 김 목사는 관련 자료를 모아 서산시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또 ㄱ기업이 이장 등 극소수에게만 사업동의를 받아낸 정황을 발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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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참된교회 바로 건너편엔 M사가 운영하는 공장이 들어섰다. 공장이 조업에 들어가면 마을엔 고추가루 냄새로 가득하다.

2019년 5월 시름이 하나 더해졌다. 이번엔 교회 맞은편에 식품제조업체인 M사가 운영하는 공장이 들어섰다. 이 공장은 수입 고추를 가공해 라면 스프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이 공장은 8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는데, 조업할 때 마다 고춧가루 냄새가 온 마을을 뒤덮었다. 김 목사는 서산시청에 "바람 방향에 따라 교회와 공장 주변 주거지와 도로에 고춧가루 냄새가 진동한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산시청은 김 목사의 민원에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 중이다. 먼저 ㄱ기업 관련, 서산시청은 2019년 12월 공문을 통해 "해당업체의 공장입지는 농공단지와 별개로 개별입지의 형태이며, ㄱ기업이 해당 위치에 직접 공장등록을 신청해 승인된 사항"이라고 답했다.

M사 공장에 대해서도 서산시청은 2019년 11월 "이 업체는 농산물 가공 저장처리 업체로 악취방지법 2조 3호 및 시행규칙 3조(악취배출시설)에 해당되지 않아 악취방지법에 따라 규제할 수 없다. 하지만 업체와 협의해 농산물 가공으로 인해 발생하는 냄새에 인근주민들이 피해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김 목사에게 전했다.

두 차례 의문의 피습, 뒤이은 단식농성

김 목사는 시청의 답변에 실망한 나머지 올해 3월 서산시청에서 40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김 목사가 지자체에 업체 관리 감독·강화를 요청하는 이유는 단지 지자체의 책임이라는 이유 차원을 뛰어 넘는다.

김 목사는 2019년 6월과 8월,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에서 두 번에 걸쳐 청부폭력으로 의심되는 일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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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김경호 목사 제공)
충남 서산 참된교회 김경호 목사는 지난 해 두 번에 걸쳐 의문의 피습을 당했다. 8월 2차 피습 장면은 김 목사가 설치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6월 1차 습격에서 괴한은 김 목사를 쇠몽둥이로 가격했다. 8월 2차 습격에선 두 명의 괴한이 나타났다. 한 명은 쇠몽둥이를 휘둘렀고, 다른 한 명은 화학물질을 김 목사의 얼굴에 뿌렸다.

이 장면은 1차 피습 이후 김 목사가 교회와 사택에 설치한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김 목사는 "영상을 확인해 보니 괴한들은 CCTV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잘 알고 있는 듯 했다"고 말했다.

1차 피습 용의자는 현재 구속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경찰은 가해자가 현장에 떨어뜨리고 간 모자의 DNA를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이 용의자가 ㄱ기업 대표와 초·중학교 동창인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용의자는 ㄱ기업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올해 1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은 이 용의자에게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ㄱ기업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게 수사를 벌였지만,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2차 피습 용의자도 검거하지 못한 상태다.

김 목사는 업체보다 경찰, 그리고 관할 지자체인 서산시청에게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 목사의 말이다.

"두 번에 걸친 피습사건에선 경찰의 기초수사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서산시청도 지역 주민의 민원에 무관심해 보인다.

전북 익산 잠정마을의 사례를 보자. 잠정마을 비료공장으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렸다. 그런데 이 공장은 마을에서 약 500m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ㄱ기업 콘크리트 공장과 M사 공장은 마을 한 가운데 있다.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이 갈수록 늘고 있고, 난 배후가 의심되는 피습을 당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서산시청은 미온적이다. 사람이 죽어 나가야 관심을 보일 것인가?"

이에 대해 서산시청 지원과 측은 올해 3월 김 목사에게 보낸 공문에서 "3월 1일부터 웅소성리 마을회관에서 미세먼지 측정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조사측정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는 관련 부서와 협의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11일 오후 기자에게도 "김 목사가 제기한 민원은 충분히 검토했고, 금강유역환경청·충남도청 등에도 전달했다. 현장 실사 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하지만 김 목사는 여전히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 목사는 "미세먼지 말고도 오·폐수 등 환경오염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M사 공장은 두 번이나 오폐수를 버리다 적발됐다"며 "시청측이 행정상 잘못을 인정하고, 참된교회와 이주를 원하는 주민들을 이주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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