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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서울기독대 해직교수 문제, 배후는 따로 있다?
“이강평 총장, 자기사람 심기 위해 해직교수 정략적 이용” 주장 나와

입력 Sep 11, 2020 06:08 PM KST

seoul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교직원의 교비횡령, 해직교수 복직 등 80년 전통을 자랑하는 개신교 사학 서울기독대 내홍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표류하는 중이다.

손원영 교수 등 서울기독대학교 해직교수 세 명의 복직 문제가 여전히 표류 중이다.

손 교수는 복직이 결정됐지만, 학교 측 저지로 출근하지 못하는 처지다. 아예 학교 측은 2일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캠퍼스를 폐쇄했다. 이 아무개 교수, 문 아무개 교수 등 두 명의 해직교수 역시 여전히 강단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해직교수 복직을 막고 있는 장본인이 이 학교 이강평 총장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이 총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 A, B 씨 중 한 명을 개방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카드로 해직교수 복직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제보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이사회 회의록을 제시했다. 회의록 내용을 토대로 상황을 재구성해보자.

이사회 회의 석상에서 A, B 씨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시점은 2019년 2월 열린 1차 이사회였다. 신조광 이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A, B씨가 개방이사 후보에 올랐음을 알렸다. 이후 두 사람의 이름은 2020년 4월 열린 7차 이사회까지 모두 11차례 등장했다.

A 씨는 서울기독대 협력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그교협) 제80회기 장로를 지냈으며 고미술계의 '큰 손'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B 씨는 이강평 총장이 시무했던 예수사랑교회 장로이기도 하다. 모두 이 총장과 관련이 깊은 인물들이다.

이미 이사회는 선임 투표를 통해 두 사람의 선임을 한 차례 부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2019년 9월 이사회에 A, B씨의 개방이사 선임안이 다시 올라왔고, 이후 줄곧 개방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번은 이강평 총장이 임원선임, 즉 개방이사 선임과 해직교수 3인을 동시에 직접 언급한 적이 있었다. 2020년 3월 열린 제4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 총장은 해당 교수 3명의 재임용에 대한 학교 입장, 이사장과 처리방안을 협의한 내용, 그리고 임원선임이 지연될 경우 법인이나 학교에 취해질 관할청의 조치에 대한 전망을 설명했다.

당시는 해직교수인 이 아무개 교수와 문 아무개 교수가 법원 판결에도 복직이 미뤄지자 법원에 재임용 속행 가처분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한 시점이다.

제보자는 이 총장이 이사회에서 해직교수 문제와 임원선임 지연 문제를 연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방이사 추천이 부결됐음에도 특정 인사를 지속적으로 반복 추천하는데다, 이 문제와 해직교수 문제를 동시에 언급한 건 해직교수 3인을 볼모로 총장이 원하는 이사선임을 관철시키려는 이 총장의 의도"라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개방이사 통한 학교 장악 시나리오?

원래 개방이사는 외부 임원을 선임해 학교 운영의 건전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설립자나 기존 임원 쪽 '라인'에 있는 인사가 개방이사로 선임되기 일쑤여서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비판이 없지 않았다.

서울기독대의 경우 이 총장에 우호적인 인사가 이사로 선임되면 이 총장은 의사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이 총장은 1999년 3대 총장에 첫 취임한 이후 4·5·7·8대 총장에 잇달아 오르며 장기집권 중이다.

이런 이 총장이 이사회에도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사실상 학교는 이 총장의 수중에 떨어지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제보자는 "현 이사회 구조가 이강평 총장 측과 반대 측이 5:5 균형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이 총장 쪽 사람이 개방이사로 들어오면 이 총장은 학교를 장악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앞서 기자는 서울기독대가 해직교수 3명의 복직에 미온적이며 이 중 두 교수는 학교의 재임용 거부 처분이 학교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데 대한 보복조치라고 보도한 바 있다. 만약 이 총장의 의도대로 이사회 임원선임이 이뤄질 경우 해직교수 복직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손원영 교수의 복직을 저지하는 배후 인물도 이 총장이라는 의혹이 짙다. 지난 6월 이 총장이 서울기독대 대책회의에서 손 교수에 대해 "1) 이단성이 있고 2) 학생들이 반대하며 3) 교단의 정체성과 반대된다며 목숨을 걸고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겠다"고 말한 사실이 대책위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은 공식 답변서에서 "개방이사는 총장이나 학교가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5명)와 평의원회 의원(6명)들이 구성된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하며,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후보자는 이사회에서 반드시 선임하게 규정에 나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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