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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 "죽음의 문화가 이 땅을 채우고 있어"
2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주장

입력 Nov 03, 2022 08:10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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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공동취재단)
▲조성돈 교수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대표)가 2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죽음의 그늘이 청춘을 짓누르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조 교수는 "자살 예방 사업을 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청년들의 자살이다. 10대, 20대, 30대에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것은 이미 오랜 이야기"라며 "그런데 제가 사망원인 통계표를 보다 깜짝 놀란 적이 있다. 20대 사망자 중에 자살로 인해서 죽은 사람의 비율이 56.8퍼센트인 것이다. 즉 20대 사망자 10명 중 6명은 자살로 인해서 죽은 것이다.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서 죽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죽인다는 자살이 사망원인의 거의 60퍼센트에 이른다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이 모든 일련의 일들이 결코 산발적인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모든 일들을 관통하는 한 가지 생각이 있는데, 그것은 생명 경시"라며 "돈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서만 치열하게 달려가는 이 사회의 문화이다. 죽음조차도 불사하겠다는 죽음의 문화가 이 땅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했다.

또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가볍게 흩날리며, 죽음을 향해 가는 나방과 같이 불빛을 향해서만 달리는 이 땅의 가치관, 즉 문화가 그 이유"라며 "이러한 문화 가운데 생명은 절대적이지 않다. 특히 그것이 남의 생명이 되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안전을 비용으로 계산하게 되고, 생명을 돈으로 생각하게 될 때 이런 일들은 끊임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생명은 대한민국에서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이미 세월호 때 학습한 바가 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으로 인해서 생때같은 아이들이 선실에 머물러 죽었다"며 "그래서 '가만히 있으라'는 하나의 생명 구호와 같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정부를 믿고, 주최측을 믿고, 공권력을 믿고 '가만히 있다'가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런데 이 말은 정말 슬픈 이야기다. 내가 속한 공동체가 나를 지켜주고, 나를 살려 줄 것이라는 믿음이 없이 이 땅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라며 "내가 알아서 살아야 한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생존의 가치라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청년들을 치유해야 한다. 3포, 5포 하다가 이제는 세는 것도 힘들어서 N포 세대라고 하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이제 꿈꾸는 것조차 포기하고 남은 80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망막하기만 한 이 청춘들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승자 독식의 경쟁사회의 구조 자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조 교수는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며, 그들의 성공에 손뼉 치지만, 그게 현실인 것을 알아버린 이 청춘들에게 우리는 삶의 소망을 돌려주어야 한다"며 "태어나서 대학 갈 때까지, 그리고 취직할 때까지 갇힌 공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온 청년들에게 이제 와서 구호 물품 나누어 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철창 경기장 안에 맹수로 사육해 놓고, 이제 와 소여물 나누어 준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놈 힘들어하는 거 옆에서 보다가 이 세상이 너무한 것 같아서 쏟아놓아 본다. 이제 겨우 다 키워놓고, 그 빛나는 모습 쳐다보다 시신으로 만나게 된 그 부모가 너무 안되어서 이렇게 넋두리해 본다"며 "하지만 정말 이 사회가 이래서는 안 된다. 암만 빛나는 성과가 있어도 사람이 살 수 없다면, 그건 지옥과 같다. 우리의 청춘들을 이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 더군다나 버티고 사는 것도 힘든 이들을 이제 더 이상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생명을 갈아 돌아가는 이 톱니바퀴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또 "이 세상에서 3천 5백 년 전 안식일을 통해 주셨던 하나님의 지혜를 다시 새겨볼 때이다. 안식일이 되면 너와 네 자녀들과 네 종들과 네 집의 객들과 네 집의 가축들이 모두 쉬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해야 한다"며 "7일에 하루를 반드시 쉬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7일에 하루를 쉬는 것은 하나님이 명령한 약자들의 권리입니다. 이 명령과 권리에는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 배어 있다"고 했다.

이어 "세상은 더 많은 노동과 수고로, 그리고 더 많은 착취와 폭력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 원리이다. 그런데 안식일은 그 세상의 원리에 정면으로 맞선다. 하나님은 안식일을 통해 하나님과 세상을 누릴 수 있게 해 주신다"며 "그런데 그 범위가 놀랍다. '너'뿐만 아니라 자녀와 종들과 객들에게도 안식을 허락하라고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가축들까지도 포함한다. 하나님은 자신을 믿는 '너'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까지, 그리고 그 가축까지 포함하는 모든 피조물에게 안식을 선포하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어 이렇게 모든 피조물에까지 이른다"고 했다.

아울러 "생명은 사랑으로 지켜진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을 때 생명은 절대적 가치가 될 수가 있다"며 "오늘 우리는 이걸 놓쳤다. 그리고 사랑과 생명이 없는 이곳에서 우리는 다시 죽음을 경험하고 있다. 죽음을 경험한 유가족들과 대한민국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보내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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