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기술이 날이 갈수록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미개발국, 개발도상국 심지어는 선진국 내에서도 빈곤의 문제는 여전하다. 이런 세계적인 빈곤 문제에 대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최근‘2009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빈곤 퇴치와 평화 건설’이란 제목의 담화문에서 이 시대 빈곤의 의미를 물리적, 비물리적인 관점에서 파악했으며, 빈곤의 주요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방법까지 제시했다.
그는 특히 빈곤에 대한 폭넓고 명확한 이해를 촉구했다. 빈곤의 문제를 단순히 물질적 빈곤만으로만 축소해서 보지만 말자는 얘기다.
베네딕토 16세는 “우리는 물질적 부족의 직접적이고 당연한 결과로서의 빈곤이 아닌 또 다른 여러 형태의 비물질적 빈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예를 들어, 부유한 선진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만 내적인 삶의 혼란을 느끼고 온갖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정서적 도덕적 정신적 빈곤뿐만 아니라 소외의 현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빈곤의 원인으로 ▲ 인구 증가의 결과 ▲ 말라리아, 결핵, AIDS 등 유행병 ▲ 빈곤 퇴치를 위한 교육 부재 ▲ 군비 축소와 발전의 상호 관계 ▲ 지구적인 식량 위기 등을 들었다.
한편, 빈곤 퇴치를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로 ‘온 인류와 가족의 이익을 지향하는 세계화의 길’을 꼽았다. 베네딕토 16세는 “세계화의 통제를 위해서는,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또한 풍족한 나라들을 포함하여 개별 국가 안에서도 강력한 의미의 전세계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전세계적 연대가 공동 윤리 강령의 틀 안에서 진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 강령의 규범들은 단순한 합의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창조주께서 모든 인간의 양심에 새겨 주신 자연법(로마 2,14-15 참조)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국제 통상 분야, 법률적 분야, 문화 시민 분야 등에서도 전 세계적 연대의 틀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베네딕토 16세는 “새해를 시작하며 저는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와 선의의 모든 사람이 더 넓은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실제로 그들을 돕는 가능한 모든 일에 참여하도록 초대한다”며 “빈곤 퇴치는 평화 건설이며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명한 진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