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서광선] 생명 평화 정치를 위한 기독교인(교회)의 역할과 책임

지난달 28일 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해학 목사) 주최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생명평화를 위한 연대와 통합의 정치 토론회’에서 발제한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 본지 논설주간)의 발표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주

"부디 먼저 예수 믿고 천당 가시게"

▲본지 논설주간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

지난 4월 5일자 한국일보 칼럼에 부산대학교의 강명관 교수님이 기고한 칼럼이 눈에 띄었습니다. 칼럼의 제목은 "친구 아무개 목사에게"이었고, 최근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는 목사님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었습니다. 이 편지의 끝 부분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개신교 목사들에게 보내는 간절한 충고로 들려서 여기 적어 봅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네. 아니 어떤 종교도 믿지 않지. 하지만 성경을 종종 읽어본다네. 그런데 자네의 말과 행동이 성경 말씀과 일치하지 않으니, 나로서는 자네가 예수를 믿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네. 어릴 적 친구니까 무람없이 부탁하네. 자네 제발 예수 좀 믿어보게. 자네가 입에 달고 사는 말 중에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란 말이 있는데, 예수 믿으면 천국 간다니 좀 좋은가.

물론 나는 그냥 이렇게 살다가 불신지옥을 택하겠네만, 자네는 직업이 직업인만큼 예수를 믿어야 하지 않겠는가. 남보다 자네가 먼저 예수를 믿어야 하지 않겠는가. 남보다 자네가 먼저 예수를 믿어야 남에게도 믿어라 권할 수 있지 않겠는가. 부디 먼저 예수 믿고 천당 가시게."

불신자 대학교수의 부탁만이 아닙니다. 2000년 4월 19일 98세의 고령으로세상을 떠나신 영락교회의 한경직 목사님도 같은 유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가까운 제자 후배 목사들이 돌아가시기 얼마 전, 한경직 목사님에게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그리고 한국의 목회자들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부탁하는 자리에서 단 한마디 말씀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세요."

기독교 신앙의 근본으로 돌아가서

오늘 이 모임은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생명 평화 정치를 위한 기독교인의 역할, 혹은 한국개신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이야기하자는 것입니다. 이 토론회에 발제를 맡고 고심하고 있던 저에게, "예수 좀 잘 믿으시오"라는 간절한 유언을 남기신 한경직 목사님과 불신자 대학 교수님의 당부와 충고가 가슴을 찔렀습니다. 결국 근본으로 돌아가라. 우리의 근본이 예수 그리스도인데, 우리는 한참 그 근본에서 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예수 믿는 사람들 가운데, 근본주의자로 자처하고 보수주의를 앞세우지만, 기독교 교리에 대한 근본주의를 고수하노라고 예수로 부터는 멀어 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보수”를 외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따르는 참된 보수적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묻게 됩니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시키가 60세 환갑의 나이로 죽기 전인 1881년에 완성한 [카라마조프의 형제]라는 소설에 중세기독교 사제들이 예수님을 종교재판에 붙이는 대목이 나옵니다. 기독교 사제들이 “대심판관”이 되어, 젊은 예수님을 종교 모독죄로 체포해 잡아다 놓고 재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한국교회에 예수님이 주일 예배에 나타나면, 환영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예수님을 체포해서 한국 법정에 넘기는 일은 없을까. 우리는 예수님을 배척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기피하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노숙 인이나 이주 노동자의 가난하고 피곤하고 더러운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의 오늘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서, 정말 우리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심각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 신앙의 근본으로 돌아가고 우리의 예수 신앙을 보수하는 가운데서, 우리 기독교인의 사회적, 혹은 정치적 역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근본적인 생각이고 보수적인 생각입니다. 근본주의가 문제이지,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주의가 문제이지, 신앙의 근본, 신앙의 뿌리를 보수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 정치

우리 기독교 신앙의 근본과 뿌리는 예수의 복음과 선포에서 찾아 거기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예수의 선교와 선포는 한마디로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가 4:17)." 였습니다. 그리고 마태복음에는 "예수께서 갈리리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서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마태4:23)."고 기록되어 있고, 이어서 9장에서도 "예수께서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시는 곳 마다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마태 9:35-36)."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태복음서는 가히 정치적입니다. 6장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은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 그것은 모두 이방인들이 추구하는 것이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마태 6:25-33 요약)." 예수님의 복음과 선교운동은 하나님 나라 정치 운동이었습니다.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정치 운동은 하나님의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나라 정치 운동이야 말로 하나님의 정치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이래로 하나님은 계속해서 이 세상 안에서 이 세상과 이 세상의 인간사, 즉 인간의 역사를 좌우하시고 관여하시고 인간들과 관계를 가지면서 정치를 해 오셨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과 이 세상의 역사입니다. 한마디로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정치를 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정치는 하나님 나라의 정치이고, 하나님의 정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게 하시는 정치입니다. 인간답게 사는 모습, 이간화의 궁극적인 모습은 태초에 하나님이 손수 흙으로 만드시고 하나님의 영을 불어 넣으신 인간, 자유로운 인간, 행복한 인간,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셔서 (성육신하셔서) 하나님의 나라 정치를 선포하고 이에 참여하게 하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3:16).

하나님 나라의 정치, 하나님의 정치는 해방의 정치입니다. 우리는 구약성서 출애급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급의 노예상태로 부터 탈출하여 해방되는 역사를 읽습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일제 강점기에 억압과 착취의 식민지 노예생활을 살면서 출 애급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해방의 역사를 읽으면서 감격한 것은 하나님의 정치가 한국 민족을 일제로 부터 해방시킬 것이라는 해방의 정치라는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복음을 받아 드리는 순간부터 해방의 복음, 정치적인 복음으로 환영했고 하나님의 정치를 내면화했던 것입니다. 그 힘으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앞장서서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부르짖고 설교하고 민족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해방의 복음, 하나님의 해방의 정치, 민족의 자주 독립의 정치 운동에 참여하였던 것입니다.

해방의 정치는 억압에 대항하고 저항하는 정치입니다. 해방의 하나님의 정치는 억압을 반대하고 반항하는 것입니다. 모든 억압은 창조의 질서를 거역하는 것입니다. 자유롭게 창조되었고, 그리스도의 은사로 자유로워 진 인간을 억압하는 것은 비인간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갈라디아 5:1)."라고 권고하였습니다.

하나님의 해방의 정치는 압제자에 의해서 억압된 백성들을 자유하게 하는 정치입니다. 하나님의 정치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정치라면, 인간을 본연의 자세대로 자유롭게 살게 하는 것이고, 인간을 억압하고 자유를 박탈하는 권력에 저항하는 정치입니다. 우리는 일제하에서, 말하는 자유, 공부하는 자유, 가르치는 자유, 예수 믿는 자유, 집회의 자유, 언론의 자유, 정치적 활동을 위한 결사의 자유, 인간의 기본권을 모두 박탈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노예상태, 비인간적 상황에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저항하였습니다. 일 제 시대의 한국 기독교인들의 하나님의 정치는 노예 된 한국 민중들에게 자유를 찾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의 기독교인들과 교회지도자들은 유신 군사 개발 독재의 암울한 시대에 하나님의 선교를 선포하면서 하나님의 정치, 독재와 억압에 저항하는 해방의 정치, 민중에게 자유를 선포하는 정치를 전개했던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은 기독교인들의 하나님의 정치운동이었던 것입니다. 이 역사의 한가운데서, 정치신학으로서의 민중 신학이 한국의 신학으로 탄생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정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정치입니다. 하나님의 정치는 하나님의 주권에 기초한 정치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절대 권력을 가지신다는 것이고 다른 어떤 지상과 천상에 우상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십계명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첫째 계명, 나 이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고 섬기지 말고 절하지 말라, 둘째 계명, 우상을 만들지 말라, 셋째 계명 하나님의 이름을 망녕되이 일컫지 말라. 이 세 계명은 종교배타적인 계명으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는 정치적 계명으로 읽어야 합니다. 이 계명은 어떤 정치권력도 절대적일 수가 없다는 것이고, 모든 정치권력은 하나님의 주권 앞에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정치권력도 스스로 절대화해서는 안 되고, 하나님의 자리에 스스로 올라 앉아 독재하고 민중을 억압하면서 자신만을 섬기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민주주의 원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로마서 13장의 말씀, “모든 권세는 하나님에게로부터 왔다”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

"인간 위에 다른 인간이 군림할 수 없고 인간 아래 인간 없다"는 말은 평등주의의 원칙이고 민주주의의 원칙입니다. 우리는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일본 천황을 하나님 위로 모시고 절하라는 명령에 불복종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했습니다. 이 저항은 십계명을 지키려는 종교적인 저항이었으면서 동시에 일제의 절대 권력에 대한 정치적인 애국적, 민주주의적 저항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유신 군사 독재 정권이 스스로 절대화하고 독재화하고 우상화하는 음모와 획책을 비판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내세우고 저항한 역사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정치는 선지자들이 부르짖은 정의의 정치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전 역사를 통해서 부단히 사회의 불의, 선지자들은 가진 자들 권력이 있는 자들에게 먼저  공정하고 정당한 통치를 요청하면서 법의 남용도 있을 수 없고 부의 남용과 착취가 있을 수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정치라고 말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정치 질서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마리아의 선지자 미가는 이스라엘의 정치지도자들을 고발하면서 "돈 만 보고 정치하는 자"들이라고 야단 쳤습니다. "예루살렘의 어른이라는 것들이 돈에 팔려 재판을 하고, 사제라는 것들은 삯을 받고 판결을 하고, 예언자들이라는 것들은 돈을 보고야 점을 친다 (미가 3:11)." 그러나 하나님의 정치는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고, 서로 위하는 마음을 개울처럼 넘쳐 흐르게 하는 (아모스 5:24)" 정치라고 선지자 아모스는 갈파했습니다.

예수님이 인간으로 성육신하셔서 이 땅에서 전개한 하나님 나라의 정치는 정의와 사랑의 정치였습니다. 그것은 가난한 자들을 축복하시고 배고픈 사람들을 친히 먹이시고 병든 사람들을 고치시고 눈먼 사람들을 보게 하시고 벙어리의 입을 열게 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한마디로 민중의 한사람으로 민중을 위한, 민중의 정치를 하셨습니다. 감옥에 가친 세례요한이 제자들을 예수님에게 보내서 "당신이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메시야입니까?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신 분이 맞습니까?" 실망한 질문을 했을 때, 예수님의 답변은 확고했습니다. "너희가 듣고 본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게 되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듣는다 (누가 7:16-23)." 이것이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정치, 민중 복지 정치였습니다.

최근 발달장애아를 기르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예수를 믿고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초 신자의 편지입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다시 편지를 드립니다. 오늘은 모든 목사님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요즘 며칠간 제가 심하게 아팠습니다.
지난주 한기총에 대한 이야기와 엊그제 사랑의 교회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에 보도된 것을 보고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습니다. 한국기독교의 대표적 연합기관이었던 한기총과 한국교회의 대표교회였던 사랑의 교회에 대한 좋지 못한 보도...하나님께서 세상으로부터 수치를 당하시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목사님들께 드릴 말씀은 단 한 가지...하나님과 성도들 앞에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권력, 명예, 물질, 성을 탐했던 점들을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신사참배와 민주화의 역행에 관계되었던 점도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여자, 장애인들을 차별하였고 교역자로 세우지 않았던 점도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한국교회에 주신 사명, 장애인을 돌보고 그들을 구원하라는 명령...지키시기 바랍니다. 대형교회는 모두 흩어 장애인들이 많이 오게 하십시오. 통합예배를 보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버려지는 장애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목사님들께서 모범을 보이시면 성도들도 따라할 것입니다...."
 
우리 한국교회 안의 평신도들이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의 정치, 사랑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복지사회의 정치를 간절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회개하라고 간청하고 있습니다. 회개는 "돌아오라" "변화하라" "달라지라" "메타노이아"하는 것입니다. 원점으로 돌아오라. 근본으로 돌아오라. 기독교의 본연의 자세, 개신교의 본연의 자세, 스스로 개혁하고 갱신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예수님의 하나님나라 정치에 참여하라는 음성입니다.

생명과 평화의 하나님 나라

우리의 민족적 소원은 생명과 평화의 나라,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자유와 평등의 통일된 나라, 하나로 뭉쳐서 새 역사를 창조하는 민중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나라입니다. 우리의 생명 평화 정치는 통일을 향한 새 역사 창조의 정치입니다. 한국교회는 1988년 평화 통일의 희년을 선포하면서 한국 기독교인들의 책임과 역할을 온 천하에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작년 2010년 분단 65년, 한국전쟁 60년을 뼈저리게 기억하면서, 다시는 다시는 전쟁 없는 태평세대를 간절히 희망했지만, 우리 서해 바다에서 천안함 (하늘의 평안을 바라는)이 폭침 당하고, 연평도에는 북의 대포진지에서 포탄이 날아와 사람들을 죽이고 민가들이 파괴되었습니다. 지난 60년 동안 한반도에는 아직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 정치는 동북아의 지역 공동체의 평화 정치입니다. 평화의 왕 되시는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정치에 참여하는 우리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평화 통일 운동에 앞장서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일제하 식민지 백성으로서의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자주 독립 운동에 앞장섰고, 군사 독재 시대의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했다면, 이제 전쟁과 분단의 시대를 살아 온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분단을 극복하고 화합과 협력과 상생 공존하는 평화로운 통일의 시대를 열어 가는 통일 운동에 앞장 서야 할 것입니다.

생명의 정치를 지향하여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 살리기”와 “기업 프랜들리”라는 공약과 구호로 인간 보다는 돈, 평화 보다는 갈등과 대결, 생명 보다는 개발을 밀어 붙여 왔습니다. 우리는 인간을 다시 찾아야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인간화 정치를 요구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교육제도와 내용과 실천이 돈이 아니라, 부자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생명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개편되어야 하겠습니다. 인간의 생명 뿐 아니라, 신음하고 있는 동물들과 자연과 생태계 (로마서 8:22) 의 생명을 살리는 책임과 역할을 우리 예수 믿 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해와 달과 별과 하늘에 나는 새들과 땅위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을 창조하시고 최초의 인간들 남자와 여자에게 그 모든 것을 맡기시고, “다스리라,” “관리하라,” “돌보라”고 명령하신 것, 기억해야 합니다 (창세기 1: 26-28).

하나님의 정치는 그러므로 자연과 생태계를 지키고 관리하고 돌보는 생명 정치입니다. 그래서 병든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촛불 집회에 우리 기독교 목사들과 천주교 신부님들과 불교의 스님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종교인들은 오늘도 우리 땅 4대강을 살리기 위하여 생명 정치 운동을 벌리고 있습니다. 구제역으로 죽어 가고 살 처분 당한 가축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인간의 탐욕을 회개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살리고, 동물과 식물들을 살리고 우리 인간들과 함께 공생하면서,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 정치 운동은 앞으로 우리 기독교인들과 한국교회가 책임지고 전개해야 할 하나님의 정치입니다.

생명, 복지, 그리고 평화

우리가 제시하는 신앙적 가치들, 그리고 정치적 가치들은, 생명, 복지, 그리고 평화--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날, 그리고 머나 먼 앞날을 위하여 우리와 우리 자손들을 위하여, 다시 우리 신앙의 근본, 예수님으로 돌아가서 생명을 살리는 민주주의 국가, 보편적 복지사회,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하여 말하고 기도하고 일하면서 하나님 나라 정치에 연대하여 참여하는 한국의 기독교인들, 한국의 교회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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