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곳 캐스만(Margot Kaessmann) ⓒWCC |
17일 세계교회협의회가 주최한 국제에큐메니컬평화회의(IEPC)가 기독교 지도자들, 평화운동가들, 자메이카 국무총리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메이카 킹스턴 시에서 공식 개회됐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평화를 희구하면서, 점증하는 폭력의 현실에 놓인 국제사회를 향해 경종을 울렸다.
기조연설은 평화운동으로 유명한 폴 웨스트라이허(Oestreicher) 신부가 맡았다. 그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전쟁을 선포했던 과거 기독교 역사를 지적하며 평화에 관한 교회의 입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십자가의 표지 아래서, 기독교 국가들은 다른 나라들을 정복했다. 십자군원정 때 이슬람 아이들을 학살한 사실은 잊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한번 전쟁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영광스럽고, 고상하고,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그것에 참여한다. 그러나 그러한 표현 뒤에는 피비린내 나고 끔찍한 현실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WCC 총무 울라프 트비트(Tveit) 목사는 “하나님께서 세계 각지로부터 우리를 부르셔서 여러분의 경험을 나누게 하신 줄로 믿는다. 부정의와 폭력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준비했다”며 참가자들이 평화 구축을 위한 경험을 나누도록 했다.
자메이카 총리 브루스 골딩(Golding)은 지난 수십 년간 폭력문제로 점철되어 온 자메이카의 상황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했다.
러시아정교회 외부교회협력국 힐라리온(Hilarion) 대주교는 “증가하는 폭력, 노동착취, 테러의 문제와 마주하여 우리 크리스천들이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본질적인 물음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IEPC 대회는 WCC가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한 프로그램 ‘폭력극복 10년’(Decade to Overcome Violence, DOD)를 마무리하는 의미가 있다. WCC는 DOD프로그램을 전개하면서 △국가들 간의 폭력 △국가 안에서의 폭력 △가정과 가족 내에서의 폭력 △종교적, 문화적 행위와 관련된 폭력 △피조물에 대한 폭력 등의 극복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특히 폭력문제가 심각한 지역을 매년 한 곳씩 선정해 집중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컬 프로그램, 휴대용무기 확산 억제운동 등을 함께 전개해 왔다.
독일 루터교 신학자이자 국제 평화 분야의 지도자로 유명한 마르곳 캐스만(Kaessmann)은 IEPC가 폭력을 극복하기 위한 여정의 끝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한 길고 복잡한 여정의 일부”라며 이번 대회에 기대를 표하고, “종교는 평화구축과 폭력극복을 위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러한 종교가 전쟁과 증오의 불꽃에 기름을 붓는 일에 오용되는 일을 이제는 끝낼 때도 됐다”고 말했다.
개회행사는 평화를 위한 기도와 노래들로 가득 찬 예배로 시작되어 로마가톨릭교회의 도날드 리스 자메이카 대주교의 기도로 마무리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9일 동안 DOD프로그램의 성과를 나누고 남은 과제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 각국 기독교단이나 관련 단체들이 준비한 140여개의 워크샵이 진행된다.